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금 4조 넘게 이탈
코스피지수 2027.15 포인트로 연중 최저점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셀코리아’ 기세가 무섭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은 4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주식의 ‘팔자’세가 심화되며 코스피 지수는 연중 최저점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6일 코스피 1779억원을 순매도하며 엿새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3조7921억원, 코스닥 7110억원 등 4조5031억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팔았다. 최근 사흘 사이 빠져나간 액수만 1조2000억원이 넘는다.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인상, 유로존 신용리스크 가능성 등 악재가 넘치며 신흥국 증시보다는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진 탓이다.

다른 아시아 증시보다 한국 증시의 낙폭이 유독 큰 것도 문제다.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하자 외국인이 유동성이 큰 한국 주식부터 팔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매도세로 지난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3% 하락한 2027.15으로 마감했다. 올해 고점이던 2607.10 대비 21%나 하락한 수치다. 코스닥도 전날 대비 3.46% 하락한 663.67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달 시가총액도 232조원 증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총은 이달 초 대비 189조원, 43조원 각각 감소했다.

한국 증시가 반등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기업비용 증가 우려, 미국 금리 상승, 이탈리아발 유로존 신용리스크 가능성,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유로존 경기위축 우려, 중국 경기 둔화 등 다섯가지 악재에 노출돼 있다”며 “특히 최근 미국 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향후 한국 기업들도 미-중 무역갈등의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중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세를 보이면서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울러 반도체 업황 우려, 대표적 성장주인 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 위축 등 내부적 요인만으로도 당분간 유의미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의 주가 낙폭과 낮은 밸류에이션에 근거해 현수준에서 섣불리 저가매수 하는 전략은 지양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투자심리가 붕괴된 상황에서는 밸류에이션이 이론적인 수치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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