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누적순이익 전년比 35% 하락

지주 내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 낮아져

▲ <자료=각 금융지주 실적 보고서>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사의 순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 내에서 비은행 부문 효자 역할을 해오던 카드사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인 신한‧KB국민‧하나카드의 3분기 누적순이익은 72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35.1% 감소한 수치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가 전년 동기 대비 49.3% 줄어든 3955억원의 누적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의 누적 순이익이 감소한 데는 지난해 실적에 2758억원의 대손충당금 환입이 반영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신한카드의 누적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같은 기간 245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회성 요인인 캠코 채권 매각대금, 희망퇴직 관련 비용 총 300억원을 제외하고 보면 KB국민카드의 누적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8% 감소한 2155억원으로 떨어진다.

하나카드도 3분기 누적순이익 8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7.7%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순익이 급감한 데는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의 영향이 컸다.

카드사들은 지난 8월부터 영세‧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을 확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연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은 0.8%, 연매출 3억~5억원 이하인 중소가맹점은 1.3%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여기에 올해 7월부터는 밴(VAN) 수수료 정률제가 적용돼 소액결제업종의 수수료율이 낮아졌으며, 수수료율 상한도 기존 2.5%에서 2.3%로 인하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승인금액은 늘어나고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다”며 “특히 일회성 요인이 없는 3분기 당기순익만 떼어놓고 보면 수수료 인하의 타격은 더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드사의 순익이 급감하면서 금융지주사 내 이익 기여도도 낮아지는 추세다.

신한금융 당기순이익에서 신한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3분기 14%로 작년 말보다 1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신한카드의 그룹 내 당기순익 비중이 20%대 아래로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금융 내에서도 하나카드가 부진하고 있다. 하나금융 당기순이익 중 하나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29%에서 올해 3분기 4.22%로 2%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KB국민카드도 2016년 말 14%에 달했던 이익 기여도 비중이 지난해 8%대로 떨어졌으며 올 3분기에도 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의 이익 기여도가 지속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카드업계는 신용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달 중으로 최종 수수료율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산정 작업을 통해 최종 수수료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카드사 입장에서는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사들은 꾸준한 이익을 내는 핵심 비은행 계열사로 꼽혔지만 업황이 나빠지면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반면 증권사, 캐피탈사 등 다른 계열사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어 지주 내 카드사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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