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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통화 소송전…금융당국 “은행이 책임질 일”가이드라인 사실상 무력화…당국 여전히 ‘나몰라라'
문지현 기자  |  jyeo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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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2  17: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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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은행에 1년 가까이 가상화폐 시장을 간접적으로 통제하도록 밀어붙인 금융당국의 미온적 태도에 법원의 판결은 냉정했다.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이즈를 운영하는 웨이브스트링이 NH농협은행을 상대로 낸 입금정지조치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농협은행의 계약위반이라며 거래소의 손을 들어주었다.

코인이즈의 주거래은행인 농협은행은 최근 실명확인계좌가 아닌 법인계좌로 투자자 돈을 운용해왔다는 사실을 근거로 해당 거래소의 거래를 정지했다. 코인이즈는 행정지도에 불과한 가이드라인으로 영업을 막는 것은 부당한 행위라며 농협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법원은 △ 당국의 가이드라인 상 은행의 입금정지는 의무가 아닌 재량사항이고 △은행이 코인이즈의 실명확인서비스 이용 요청을 거절했으며 △ 다른 가상화폐거래소에는 실명확인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농협의 이번 조치가 계약위반이라고 판결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가상화폐거래소가 실명확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등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은행이 거래를 거절·종료할 수 있도록 하고, 7월부터는 지체 없이 금융거래를 끝낼 수 있도록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은행이 거래소의 법인계좌 개설을 거부하거나 거래를 정지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실제 코인이즈 외에 국내 가상통화거래소 캐셔레스트도 지난달 초 신한은행을 상대로 입금정치조치금지가처분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많은 가상화폐 취급업소들은 합법적인 영업을 위해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계좌를 제공받길 원하지만 4대 거래소에만 실명계좌를 열어주고 나머지 거래소들은 신청을 해도 거절당하는 것은 상당히 불합리한 처사”라며 “실명확인계좌를 받지 못하면 법인계좌를 쓸 수밖에 없는데 이것마저 막는다면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 또한 “현재 당국은 가상화폐 시장을 키우지도, 적법한 규제를 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역할은 금융시장의 안정화와 선진화인데 관련 법률이 미비하다고 해서 손을 놓고만 있는 것은 당국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업계는 법원의 이번 판결로 당국의 가상화폐 관련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입장이다.법원, 금융회사, 가상화폐 업계 등 모두 은행에 책임을 떠넘긴 당국의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측은 “이번 입금정지조치금지가처분 사례만 보고 가이드라인이 무력화됐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국회에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현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국은 가상화폐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 차원에서 은행에 관련 지침을 내린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에 따라 농협은행이 거래중단을 한 것은 은행이 판단해서 내린 조치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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