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부족·운영 미흡으로 구독자수 거의 없어

“유튜브 방치하면 미래고객 선점 경쟁서 질 것”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지방은행의 유튜브 채널 활성화 수준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 대상 유튜브 마케팅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채널을 출범했지만 예산 부족과 같은 문제에 부딪혀 운영이 걸음마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개 주요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은행 )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총 48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은행의 구독자가 3764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은행이 632명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은행(207명)과 전북은행(125명), 대구은행(95명)도 모두 구독자 모으기에는 실패했다.

5대 지방은행의 임직원이 총 3만5000여명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러한 구독자 수는 직원들조차 자사의 유투브 채널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방은행이 구독자를 확보하지 못한 이유로는 콘텐츠 부재가 첫 손에 꼽힌다.

구독자가 가장 많은 광주은행의 업로드 동영상 수는 71개에 불과하고 부산은행(60개), 대구은행(52개), 전북은행(24개), 경남은행(24개)도 상당히 적은 양의 콘텐츠만 보유하고 있다.

콘텐츠 유형도 고객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 부족하다.

광주은행은 자사 TV CF나 사회공헌 캠페인 관련 동영상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상품 소개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영상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부산은행 역시 TV CF나 은행 소개 정도의 콘텐츠에 그치고 있어 구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내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은 상품 소개, 서비스 활용 안내, 홍보 영상 등 다른 지방은행보다 주제를 다양화했지만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신규 콘텐츠 업로드 기간이 6개월~1년에 한 번 정도로 길었다.

미활성화의 근본 이유로는 예산 부족이 지목된다.

시중은행 대비 규모가 작아 홍보 예산이 부족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SNS 마케팅에 힘을 실을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텍스트 및 사진 기반 SNS 마케팅에도 투자를 못하는 마당에 동영상 콘텐츠 기반의 유튜브는 더 신경을 쓰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은행 한 관계자는 “채널 운영 예산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CEO나 임원들의 의지가 없는 이상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유튜브 채널 활성화 노력을 기울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디지털 시대를 맞은 지방은행이 새로운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유튜브 채널을 포함한 SNS 마케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 관계자는 “SNS 채널을 통한 홍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유튜브 채널에 대한 관심도는 은행권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태”라며 “젊은층의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을 외면하거나 방치해서는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서 뒤쳐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이 유튜브 채널 활성화에 가장 앞서있다. 

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자사 광고모델과 협업해 은행 상품·서비스 소개, 금융 캠페인 안내, 주요 인사 인터뷰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업로드해왔다.

그 결과 업로드 콘텐츠만 700개를 넘어섰고 구독자는 2만5000명을 넘어섰다. 방탄소년단이 소개하는 KB스타뱅킹 동영상의 경우 조회수가 790만회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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