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테크업체 "모바일플랫폼 활용할 것"
보험업계 "특화보험만으론 수익성 한계"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특화보험사 설립요건이 완화됨에 따라 ‘특화보험사 설립’에 인슈어테크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다양한 형태의 보험사 설립을 위해 특화보험사에 대한 별도의 허가 기준을 마련하는 등 설립요건 완화를 추진해왔다.

특화보험사는 채널이 특화된 온라인전문 보험사와 상품이 특화된 소액·단기보험사 등을 의미한다. 특화보험사 설립요건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당국이 소액·단기보험사 설립을 위한 자본금을 30억원 이내로 결정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행 법규에 따르면 온라인 전문보험사는 이미 30% 완화된 자본 규제를 받고 있어 210억원의 자본금만 있으면 설립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대형 보험사들의 독과점이 벌어지고 있는 시장에 특화보험사 요건을 완화해 보험사 설립을 유도함으로써 경쟁을 촉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인슈어테크 기업들은 기존 보험사와 다양한 제휴를 진행하며 보험업계에 발을 담그고 있다.

직토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과 블록체인 기반 보험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인바이유는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와 제휴를 맺어 여행자보험, 유학생보험 등 특화보험을 내놓았다.

보맵은 미래에셋생명과 제휴를 맺어 고객의 보험정보 조회서비스를 제공하며 보험금 간편청구 서비스 등에도 주력하고 있다.

보맵 관계자는 “조만간 업데이트 예정인 보맵 3.0 버전에는 에이스손해보험, 흥국생명 등과 제휴를 맺어 레저와 관련된 마이크로 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여러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보맵 전용 보험’을 출시하는 것은 특화보험사로 나아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인슈어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은 보험 가입 시 보험사들이 요구하는 공인인증서가 필요하지 않아 절차가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례로 토스에서 인바이유의 보험상품에 가입할 경우 가입자 이름과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바로 가입할 수 있다.

또한 인슈어테크 기업들은 ‘모바일 플랫폼’으로 보험 관련 정보를 제공해 설계사 수당, 판매촉진비, 점포운영비, 보험사 직원급여 등을 줄여 비교적 낮은 보험료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반면 보험업계는 특화보험사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소액·단기보험만으로는 일정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특화보험사를 설립해 신선한 특화보험 상품으로 이목을 끌더라도 대형사들이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면 생존 경쟁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최초 온라인전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올해 상반기 93억원의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실적 부진으로 시름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사업계획에서 흑자전환 목표기한을 5년에서 7년으로 수정하고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구조에서 특화보험은 수익성이 낮다”며 “IFRS17 도입을 앞둔 보험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 신사업 추진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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