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수입줄어 미래에셋대우·삼성 감소
사업 다각화 효과로 KB·NH·메리츠 증가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증권사들 간 희비가 교차됐다. 증시 부진 탓에 대부분의 당기순이익이 줄었으나, 사업 다각화를 꾀했던 곳은 오히려 실적이 개선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었다. KB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투자증권은 호실적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대우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764억원으로 전년 동기(1342억원) 대비 43%나 감소했다.

3분기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급감하며 주식 거래 수수료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미래에셋대우의 브로커리지 수익은 지난 2분기 대비 26.9% 감소했다.

투자은행(IB) 부문에 있어선 2분기 이후 대형 딜이 없었고, 보유물량 셀다운 확대에 따라 역 기저효과가 발생하며 당기순이익 감소를 이끌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올 3분기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30% 이상 급감하며 당기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또 파생상품 발행 및 상환이 대규모 축소되고 글로벌 시장 하락으로 보유자산도 낮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증권은 6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873억원) 대비 26%, 신한금융투자는 473억원으로 전년 동기(634억원) 대비 25%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123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317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이들 증권사 역시 3분기 일평균 거래 대금이 줄어든 게 당기순이익 감소의 주원인이라 분석했다. 삼성증권의 브로커리지 이익은 전분기 대비 32.2% 하락한 79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사업 다각화에 주력한 증권사들은 오히려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KB증권은 608억원을 실적을 이끌며 전년 동기(409억원) 대비 48%나 늘었다. 증권사들 중 가장 큰 폭의 증가다.

KB증권 관계자는 “증시 부진에 위탁매매 수수료는 줄었지만, 여러 사업 부문에 걸쳐 수익원을 다양화한 것이 당기순이익 증가에 유효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NH투자증권은 1047억원으로 전년 동기(866억원) 대비 20%, 메리츠종금증권은 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898억원) 대비 20% 늘어났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 하락 및 주식 거래대금 감소의 영향으로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감소했으나 채권을 비롯한 운용 및 이자수지의 개선으로 전체 수익 감소를 방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IB부문에서 인수 및 주선수수료가 증가한 것도 주효했다. 롯데그룹, 제일홀딩스, 현대차 등 대기업 기업지배구조 개선 자문 업무 수행으로 자문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것이다. 전체 수익 가운데 리테일 기여도가 작은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좋은 성과를 거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전체 수익 가운데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10% 미만”이라며 “증시 악화에도 실적 변동성이 타증권사 대비 심하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자본 증가로 IB부문에 있어 해외투자, 인수금융 등으로 외형이 확장되며 수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트레이딩부문에서도 역시 채권운용 성과가 좋아 꾸준히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도 IB부문 경쟁력이 높은 증권사가 좋은 실적을 얻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약세 흐름이 반전되지 않는 이상 증권사들의 실적악화의 주요인인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렵다”며 “안정적 수익창출을 위해선 IB나 대체투자 등 사업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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