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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리노라”괴테 <파우스트> 문장처럼 신한 조용병 회장, 여성성 강조
김승호 편집위원  |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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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5  14: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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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사 200여 여성 리더들에게 ‘사람 남기는’ 리더십 주문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지난 국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금융권의 여성 종사자 비율 37%에 달한다고 한다. 10명 중 4명쯤 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고객을 응대하는 창구업무에 종사하는 비율은 여성이 63%에 달하지만 여성 임원은 고작 4%라고 한다. 그나마 여성 근무자 비율이 높은 곳은 전체 임직원의 절반쯤에 이르는 은행과 생명보험으로 각각 48%에 이르지만 임원의 숫자는 은행이 6.7%, 생명보험은 3.9%에 그치고 있다. 숫자로 보는 여성에 대한 금융권의 시각은 지극히 보수적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조용병 회장은 지주사의 부장급 이상 여성 리더 200여명과 함께 ‘신한금융그룹 여성리더 쉬어로즈 콘퍼런스’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에서 조 회장은 △사람(Human)은 남기고 △리더로서 시선을 확장해서(Expansion) △후배들의 롤모델(Role model)이 돼 △사회적 책임(Oblige)을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 4가지 요구의 핵심 단어의 영어 첫 철자를 모으면 우리말 영웅이 된다. 

즉 조 회장은 여성 리더들과의 행사에서 새로운 시장에 적합한 리더십인 여성성을 강조하면서 여성 리더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ICT기술이 시대를 살아가는 문법이 됐을지라도 조 회장의 말처럼 기업의 모든 일은 결국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나를 따르라’라는 식의 고답적이고 수직적인 리더십으로는 시대정신을 담아낼 수 없다는 지주사 내부의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아리아드네, 메데이아 그리고 페넬로페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는 크레타의 괴수 미노타우로스의 품에서 조국의 시민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크레타로 잠입하지만 아리아드네의 실과 지혜가 없었다면 괴수의 미로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황금 양털을 구해와야만 왕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아손은 당대의 영웅들로 이뤄진 아르고스 탐험대를 구성하고 흑해로 향한다. 여기서 이아손의 손에 황금양털을 안겨준 결정적 역할은 메데이아가 맡게 된다. 10년간 트로이 전쟁에 남편을 내주고, 귀향길에서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 10년을 표류한 오디세우스가 20년 만에 귀환해 아티카의 왕에 다시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 기간 갖은 유혹과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킨 아내 페넬로페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아리아드네, 메데이아, 페넬로페는 위기에 봉착한 영웅들에게 위기를 극복해내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더 넓은 시선과 지혜를 건네준 조력자이자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괴테의 <파우스트>

무엇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파우스트. 그래서 신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말한다. 메페스토펠레스는 그의 결핍을 실패로 규정하고 영혼을 미끼로 걸고 내기를 한다. 파우스트의 모습은 자연을 순응의 대상이 아닌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한 인간이다. 그는 끝없는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성과만을 향해 달려간다. 방황 끝에 파우스트는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을 가진다”는 지혜를 얻게 된다. 그리고 결국 “멈추어라 너 참 아름답구나”라는 말과 함께 죽음에 이르지만 그의 영혼은 메피스토의 것이 아니라 그레첸에 의해 하늘로 오르게 된다. 괴테는 <파우스트>의 마지막을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리노라”라는 말로 끝맺는다. 단테의 <신곡> ‘천국’편에서 천국을 안내하는 베아트리체처럼 파우스트의 영혼도 천사 그레첸에 의해 구원받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이든 괴테의 <파우스트>의 그레첸이든 이들이 내포하고 있는 함의는 시대를 살릴 수 있는 힘, 여성성이다. 주어진 위기가 복잡다기할수록 제대로 코드를 읽어내고 대처할 수 있는 여성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용병 회장은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변혁이라는 당면과제를 일궈내기 위해서 새로운 화두를 건넸다. 그 성과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신한금융 임직원의 능력에 달렸을 것이다. 그리고 리더의 워딩은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위로 이어져야 신뢰를 얻게 되고 성과를 거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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