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 바탕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기대

전체 퇴직연금시장 규모 대비 영향력 '미미'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시중은행이 퇴직연금 운용 상품에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편입하고 있다.

수익률이 1%대에 불과한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에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0월 31일부터 퇴직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최고 연 2.7%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6일부터 계열사인 신한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을 퇴직연금 운용 상품에 편입했다. 신한은행은 추가 모집을 통해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 기업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도 저축은행과 제휴를 맺고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퇴직연금 운용 상품에 포함할 예정이다. 

은행권에서는 퇴직연금 운용 상품에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편입할 수 있게 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분기 기준 국내은행의 퇴직연금 DB형(원리금보장) 수익률은 1.00~1.40%로 저조하다. DC형(원리금보장)도 1.40~1.70%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편입하면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국내은행이 제공하는 1년 만기 퇴직연금 전용 정기예금 금리는 1.80~2.10% 정도에 불과하지만 저축은행의 1년 만기 퇴직연금 전용 정기예금은 2.50~2.6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시중은행 대비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퇴직연금 가입고객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며 "다만 저축은행이 기대하는 것만큼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중은행과 금리 차이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정기예금 적립금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퇴직연금 가입고객이 운용 상품을 선택할 때 금리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상품 선택 기준을 금리보다 금융회사의 브랜드 이미지에 더 관심을 두는 고객이 많다"며 "따라서 시중은행보다 브랜드 이미지가 부족한 저축은행 정기예금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정성도 저축은행 정기예금 적립금 확대를 가로막는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DB형의 경우 운영 주체인 회사에서 절대적으로 안정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포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고객이 운용상품을 선택하는 DC형도 저축은행에 대한 인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퇴직연금시장 진출이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유의미한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다"며 "하지만 전체 시장에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원하는 고객들이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원하겠지만 위험회피 성향을 가진 대부분의 고객은 기존 은행 정기예금에 자금을 맡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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