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 카드를 꺼냈다. 재무적투자자(FI)들이 2조원 규모의 풋옵션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교보생명은 11일 정기이사회에서 자본확충을 위해 IPO 추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지난 8월에 크레디트스위스(CS), NH투자증권 두 곳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 준비를 본격화한 바 있다.

상장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은 앞으로 주관사 추가 선정, 지정감사인 감사, 상장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새롭게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자본확충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인식하는 IFRS17은 오는 2022년 도입된다. 이로 인해 보험금 지급 능력을 새로 평가하는 K-ICS도 시행될 예정이다.

총자산이 107조원 넘는 교보생명은 현재 지급여력비율(RBC)이 292%로 기준치(100%)를 크게 웃돈다. 다만 IFRS17이 시행되면 부채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교보생명은 수 년 전부터 새로운 규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검토해왔다. 매년 5000억원 안팎을 내부유보로 쌓아왔으며 또한 지난 해 7월에는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해외에서 발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IPO를 두고 교보생명의 FI가 강행한 풋옵션 행사를 달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최대주주는 신창재 회장(33.78%)이다. 특수관계인(5.65%)을 포함한 지분율은 39.43%다. 교보생명의 FI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사들였다.

FI들은 2015년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 회장 개인에게 주식을 붙여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받았다. 이후 약속한 기한에서 3년이 경과 됐음에도 IPO가 지연되자 FI 측은 지난 10월 풋옵션 행사 계획을 밝혔다.

한편 교보생명은 1958년 설립된 생명보험사다. 지난 9월 현재 총자산은 107조원이 넘고 보유계약자는 430만명, 보유계약은 305조원이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