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손해보험 강계정 자동차사업본부장

 

`송금도 결제도 쉬운 세상’인데 인터넷으로 하는 자동차보험 가입은 유독 복잡하다. 본인 확인이 끝나면 차량정보 입력부터 막힌다. 2011년식 YF소나타의 세부모델은 50여개가 넘는다. 디럭스, 프리미엄, 로얄 등 세부 등급에 옵션까지 골라야한다. 출고된 지 7년이 지난 차량의 상세정보를 정확히 기억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차량을 보험사가 알아서 찾아준다면 어떨까. 악사손해보험이 국내 보험사에서는 처음으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간편보험료확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차량번호만 입력하면 구입연도, 기본부속, 옵션까지 자동으로 선택된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악사손보 본사에서 강계정 자동차사업본부장<사진>을 만났다. 강 본부장은 “본인 차량이라 해도 모델명, 기본부속, 옵션 등을 기억하고 있기 힘들다. 보험사 직원도 어려운 일”이라며 “스스로 가입하는 온라인보험에서는 차량 선택이 온전히 고객의 몫이다. 이러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간편보험료확인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악사손보는 차량선택 이후 보험료 산출까지 걸리는 시간도 대폭 줄였다. 선택해야 할 담보와 특약을 고객 맞춤형으로 미리 설정해 실제 내야할 보험료를 바로 알 수 있도록 했다.

강 본부장은 “신규 고객에게 연령, 성별, 차종 등의 정보를 받으면 비슷한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담보를 먼저 제시해준다. 이후에 원하는 담보를 추가하거나 가입금액을 조정하면 된다”라며 “처음부터 직접 담보를 고르고 가입금액을 선택하는 것보다 빠르고 간편하다. 발상을 조금만 바꿔 1분이 채 안 걸리는 시간에 보험료 산출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악사손보가 적극 운영하는 ‘선 할인’ 마일리지 특약도 빠른 보험료 계산이 가능한 이유다. 마일리지 할인특약은 5000km, 7000km, 1만km 등 특정 거리 이내로 운행하는 운전자에게 구간별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후 할인’ 마일리지 특약을 선호한다. 가입자가 예상하는 주행거리 구간을 미리 정한 뒤 계약 만료시점에 주행거리를 달성하면 할인된 보험료를 정산 받는다. 반면 악사손보에서는 예상한 주행거리에 따라 미리 할인된 보험료를 내면 된다. 덕분에 보험료 산출 과정에서 마일리지 할인까지 적용된 실제 보험료를 바로 볼 수 있다.

강 본부장은 “타 보험사들이 선 할인 특약을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는 운전자가 정해둔 주행거리를 넘겼을 때 보험료를 추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프로세스 때문”이라며 “선 할인 특약은 보험만료 시점에서 상담원과 자동화된 프로세스 구축 여부가 중요하다. 오랜 기간 전화 상담원 중심의 다이렉트 영업을 해온 노하우가 바로 선 할인 특약을 활성화할 수 있던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새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무게 추는 전화 영업(텔레마케팅)에서 온라인 직접 가입(사이버마케팅)으로 기울고 있다. 악사손보의 간편보험료산출 시스템도 스스로 설계하고 가입하는 고객들의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여전히 운전자들은 자동차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는다. 담보에 사용하는 보험용어는 생소하고 가입 과정에서 선택, 고민해야 할 것도 많다. 강 본부장은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성장할수록 악사손보가 강점을 지닌 상담원 조직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 본부장은 “TV 광고를 해도 전화보다 인터넷으로 유입되는 고객이 많아졌다. 앞으로의 트렌드는 결국 온라인보험”이라면서도 “고객들은 보험 가입 시 혼자서 모든 걸 선택하고 고민해야 한다. 불필요한 담보를 제외하고 필요한 담보를 더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조언하는 조력자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년부터는 인터넷으로 보험료를 산출하는 고객에게 좀 더 다가갈 생각”이라며 “가입과정에서 어디 한군데 불편한 점이 있다면 상담원이 실시간으로 나서게 된다. 전화, 채팅, 앱을 통한 푸시 알림 등 고객과 접촉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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