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에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높아져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우려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신용평가사들이 내년도 카드산업 영업환경이 부정적이라는 전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부정적 전망의 영향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진 카드업계는 조달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발표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폭이 예상보다 커 카드사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7일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영향으로 국내 신용카드사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내년도 업종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은행, 생명보험사, 비생명보험사, 증권사를 포함한 5개 국내 금융업종 중 부정적 전망을 받은 곳은 카드사가 유일하다.
무디스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며 “역대 최저 수준이던 연체율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부진한 소비 심리 영향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자체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년 카드사 영업이익이 지난 2017년보다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가맹점수수료 관련 정부 규제, 시장금리 상승 등 외부환경이 비우호적으로 조성돼 카드사의 신용등급에 하향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카드산업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신용평가사들이 카드사 신용평가에 부정적 요소를 추가하면서 국내 카드사들은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드업계는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는 자체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 발행과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조달금리가 올라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신금융연구소도 카드사 조달금리가 0.25~0.5%포인트 오를 때 조달비용이 약 1700억~35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미 카드사 조달금리가 상승세로 전환한 만큼 신용등급 하락은 금리 상승폭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2016년 말 2.24%를 기록하던 7개 카드사의 평균 조달금리는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지난해 말 1.99%로 떨어졌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올 3분기 기준 카드사의 평균 조달금리는 2.01%를 기록하며 전년 말 대비 2bp 오른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평가사에서 카드산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카드사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졌다”며 “특히 중하위권 카드사들이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타격이 커 신용등급 강등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