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권 구조조정 내년에도 지속 전망

2019년 금융사 CEO 신년사, ‘우울한 메시지’ 불가피할 듯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2018년이 일주일 정도 남았다. 그리고 몇 년째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서 불씨를 지펴 보려했지만 역부족이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이 안착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시각차를 드러낸 야당은 방법론에서 잘못됐다며 거세게 문제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이 말하는 방법론도 구체적이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그들의 경험은 지난 9년 동안 이미 확인된 바 있기에 더욱 미덥지 못하다. 내년의 경기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2%대 초반의 성장률 전망치가 여러 기관을 통해 발표되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긴 불황의 터널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금융권은 어떨까. 전분기까지 나온 금융권 실적은 역대급이다. KB금융지주 9370억원, 신한금융지주 8600억원, 하나금융지주 6080억원, 우리은행 5700억원 등 수치로 보는 금융권 성적표는 탁월하다. 문제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얼어붙어 4분기부터의 성적은 어둡기만 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내년 금융권 실적은 30% 정도 축소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쯤에서 확실하게 예상되는 2019년 금융권 CEO들의 신년사는 ‘우울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라는 것을 강조할 것이며,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내 경기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아 금융환경은 더욱 불투명한 시계 속에 있다고 전제할 것이다. 특히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얼어있어 내수가 살아날 전망이 보이지 않는 만큼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강조할 것이다. 

이렇게 경기전망은 어둡지만, 앞서 말했듯 은행과 금융권의 실적은 평년작 이상이다. 그런데도 금융회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핵심화두로 말할 것이다. 20년 전의 뼈아픈 경험이 그들의 DNA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 하반기부터 불고 있는 구조조정의 긴 터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EB하나은행은 물론 NH농협이 희망퇴직을 진행했거나 하고 있으며 내년초에는 신한은행과 KB증권등도 감원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좋은데도 감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파악할 수 있다. 경기전망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그 첫 번째이고,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빠르게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일 것이다. 

2018년은 거의 모든 금융회사들이 디지털 원년을 선포했다고 했을 정도로 다양한 투자가 집중된 시기다. 이러한 트랜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적용되는 솔루션 중 무엇이 살아남고 무엇이 도태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시장의 요구에 맞춰 가장 발 빠르게 적응한 솔루션만 영속성을 가질 것이다. 그것도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다. 변화의 방향은 물론 속도 등 그 무엇도 현재의 흐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사들은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을 바라보고 움직일 뿐이다. 

따라서 금융회사들은 조직의 외형을 기존 문화에서 탈피한 새로운 유형으로 바꾸려한다. 최소한의 형질변화를 위해선 코딩이 가능한 인력을 갖춰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전념하는 것이 그나마 비용효율적인 조직운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구조조정은 양날의 칼 모두를 활용하게 되는 셈이다. 한쪽 날로는 인력구조를 슬림화시키면서 다른 날로는  IT를 지향하는 조직으로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면서 말이다. 그래서 아픈 2019년이 될 것 같다. 세모가 우울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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