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WM추진부 황호봉 차장

우리은행 WM추진부 황호봉 차장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 경제에 대해 논쟁이 뜨겁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일주일간 미국 증시는 약 10% 하락했으며, 연초부터 계산하면 20% 하락을 기록하며 내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 다른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은 직격탄을 맞는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내년 금리인상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줄여 긴축 기조를 완화했으며, 뉴욕 연방준비은행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두 번의 금리 인상은 경제가 강할 때 타당하다고 본다”고 비둘기스러운 발언을 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 자체에 부정적인 코멘트를 내놓기도 하지만, 만약 12월에 금리인상을 하지 않았다면, 또 내년 1회 정도로 금리인상 횟수를 대폭 줄여 발표했다면 오히려 “얼마나 안좋길래?” 라는 시장의 불안감을 불러일으켰으리라 생각도 해본다.  

증시가 흔들리고 이렇게 경기 논쟁이 뜨거운 것은 그만큼 시장이 경제 사이클의 확장 국면에서 정상(Top)을 지나고 있거나, 거의 정상에 다다랐다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여름만 해도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묵살될 수 있는 이슈였으며, 올해 시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은 연초에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여러 주장이 있긴 하지만, 우려했던 미·중 간의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양국의 수입품 관세 부과는 소비와 투자심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불러일으켰고 유가의 하락은 경제의 수요에 대한 의심을 자극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높다. 

물론 “산이 높으니 골도 깊다”는 선문답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으로 비롯된 어처구니 없는 이벤트(연준의장 해임설, 정부업무일시정지_Shutdown)가 악영향을 미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여튼 미국 증시는 랠리를 멈추고 조정장 또는 하락장이라는 호칭이 붙었으며 그린스펀 FRB 전의장은 심지어 주식투자자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 

그렇다고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딱히 나빠진 것은 아니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여전히 미국 고용시장은 튼튼하며 경기선행지수, 인플레이션 등의 지표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불안감이 엄습하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변동성 때문이다. 작년만 하더라도 공포지수라 불리우는 S&P500의 VIX Index는 10을 하회했으나 현재 최근 증시 하락 영향으로 30까지 왔다. 수년간 지켜왔던 미국 주식의 불패 신화가 무너졌다고 말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확실한 것은 전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 증시를 놓고 ‘돈 버는 투자’에서 ‘지키는 투자’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들어선 것이다. 

지키는 투자를 위해서는 우선 투자자 자신의 투자 성향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목표 수익률만을 놓고 고민할 것이 아니라 투자자 스스로가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가 어느 정도 일지 고민해야 한다. 

스스로가 위험자산의 변동성을 잘 알고 장기투자를 받아들일 수 있으면 위험자산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대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다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는 되살아 나야 하며 결국 미국, 트럼프 대통령 손에 달려있다고 본다. 

셧다운과 FOMC파월의장 해임에 대한 이슈는 곧 해결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중장기적 방향전환을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중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인프라 투자에 대한 단서가 잡혀야 한다. 

2016년 대선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우선주의, 세금인하, 인프라 투자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자국우선주의의 실천은 NAFTA 폐기와 멕시코 장벽 건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실천했으며, 세금 인하는 법인세 35%를 21%로 인하해 실천했다. 

이제 1조6000억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 공약 이행이 남아있다. 두가지 공약 이행과정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실천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보여지나 그 과정에서 나타날 변수도 만만치 않다. 

최근 증시의 변동성을 한층 높인 셧다운(Shut Down, 정부업무일시정지)도 모두 인프라 투자 이행을 위한 정치적 대응이라는 시각이 있다. 

당분간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는 없겠지만, 만약 인프라 투자에 대한 실마리가 잡힌다면 돈 버는 투자의 재고(再考)까지는 아니더라도 ‘위험자산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지키는 투자’는 가능하다고 본다. 

다음으로 ‘예금금리+α’를 선호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2019년에는 조금 다른 방법을 취해볼 필요가 있다. 금리 인상 속도 완화와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약달러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달러자산에 대한 투자를 지양할 만큼 달러 가치 하락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시장 변동성이 일단 확대된 상황에서 안전자산의 으뜸인 달러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확대된 시장 변동성 축소를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최근 달러 예금 금리가 상승해 2% 중반을 달리고 있는 모습과 달러 기준가 펀드에 대한 투자자 니즈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이러한 상황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달러를 원화와 스왑해 환 프리미엄(1.5~1.6%)을 추구하고 국내 채권에 투자해 2%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달러 기준가 펀드는 연 3.5~3.6%의 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 2019년 시장 상황과 예금금리 + α를 선호하는 보수적 고액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 상품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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