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자동납부 영역 이벤트 줄줄이 축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비용 절감 차원

▲ <자료: 각 사>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신용카드로 각종 관리비를 자동납부하고 제공받던 이체 수수료 면제, 캐시백 혜택이 사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카드사 수익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일회성 마케팅 중단을 요구하자, 카드사들이 자동납부 영역 이벤트부터 축소하고 나선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이번달부터 고객이 아파트, 임대료 등 각종 관리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제공하던 수수료 면제, 캐시백 혜택을 대폭 줄였다.

KB국민카드는 아파트 관리비 자동납부 시 최대 2만원까지 제공하던 캐시백 혜택을 이번달부터 최대 1만원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고객은 자동납부를 신규 신청하고 최초 납입하면 5000원, 2회차 연속 납부 시 5000원 추가 캐시백 혜택만 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는 도시가스, 렌탈, 임대료 등을 신용카드로 자동납부하면 제공하던 캐시백 혜택을 모바일 쿠폰 증정으로 변경했다. 그동안 신규 납부건수에 따라 최소 5000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 캐시백 해줬다면 앞으로는 자동납부 건수에 따라 최대 5만원권의 해피콘 모바일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우리카드는 올해 들어 아파트 관리비 자동납부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우리카드는 그동안 아파트 관리비를 신용카드로 1회 이상 납부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만원의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준 바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관리비 자동납부 관련 이벤트를 줄이고 있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일회성 마케팅 중단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무이자할부, 관리비 자동납부 캐시백과 같은 일회성 마케팅 축소를 권고해왔다. 그동안 카드사들이 과도하게 지출해 온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회성 마케팅 중에서도 관리비 자동납부 캐시백 혜택은 카드사들의 대표적인 출혈경쟁 시장으로 꼽힌다. 관리비 자동납부를 신청한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캐시백과 면제해준 이체 수수료를 합친 금액이 고객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보다 많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 관리비 자동납부 서비스를 통해 카드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세대당 월 700원뿐이다. 카드사들은 수익이 거의 없거나 손해를 보면서까지 자동납부 혜택을 제공했던 셈이다.

그러나 지난 1일부터 적용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영향으로 카드사들은 연간 7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출혈경쟁을 벌이며 특정 고객에게만 제공하던 캐시백, 수수료 면제 혜택을 없애 수익 악화를 메울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납부 시장은 매달 결제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시장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 손해를 보더라도 수입 이상의 혜택을 제공해왔다”며 “이번달부터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악화가 현실화되면서 이 같은 마케팅 축소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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