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어테크로 질병·보험가입내역 수집
“설계사 보험 권유에 강한 근거 될 것”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보험사들이 새해부터 인슈어테크(보험+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건강상태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질병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보험 상품을 추천해주거나 부족한 보험가입 내역을 보완해준다. 보험영업이 어려운 설계사들의 활로를 찾아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질환예측 서비스 ‘평생튼튼라이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건강검진 정보를 토대로 당뇨, 심혈관질환의 3년 내 발병률을 알려주고 해당 질병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올 하반기부터는 교보생명 전체 고객으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모바일창구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사전검진을 통해 습득한 건강검진 정보(신장·체중·허리둘레·혈압·혈당·콜레스테롤·흡연여부 등 12개)를 업로드하거나 직접 입력하면 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개인별 질환 예측을 바탕으로 본인에게 적합한 보험을 맞춤 설계할 수 있어 합리적인 보험 가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본인의 건강정보에 기반한 보험 설계로 보험상품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가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ABL생명은 지난 2일부터 설계사 영업지원 태블릿 PC에서 고객에게 실시간 정확한 보장분석을 제공하는 자동보험보장분석 서비스를 탑재했다.

고객이 가입한 생명·손해보험 등 모든 보험 계약정보를 인슈테크 전문기업의 검색기술엔진을 탑재한 외부 앱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제공 받아 고객의 현재 보장상태를 정확하게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인체모형도 화면을 도입해 암, 뇌질환, 심질환, 그 밖의 중대질병(CI) 별로 고객의 보장상태를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준다.

KB생명도 지난 4일부터 고객이 휴대폰 인증을 거치면 국내 전 보험사의 계약정보를 확인해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디지털플랫폼을 오픈했다.

한화손해보험은 현재 홈페이지에서 ‘EASY 보장분석’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고객이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신용정보 집중기관인 신용정보원에서 보험가입내역을 가져와 보여주고 부족한 보장이 있다면 추천해준다.

보험사마다 앞 다퉈 보장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설계사의 영업 지원 측면이다. 인슈어테크 기술로 고객 대신 건강정보와 보험가입내역을 수집해 원활한 보험 추천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보험사가 직접 보험계약 정보 수집에 나서는 경우 소속 설계사에게 고객을 확보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최근 보맵, 레몬클립 등 이용자의 보험가입내역을 보여주고 보험설계사를 추천해주는 앱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비슷한 서비스를 만들어달라는 전속 설계사들의 요구가 있어왔다는 후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질병이나 보험가입내역 등의 분석은 설계사의 보험 권유에 강한 근거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설계사들의 무분별한 보장분석 서비스 사용은 승환계약 등 이미 가입한 보험을 불합리하게 해지하려는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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