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6% 인상 확정, 5년래 최소

공기관 임금격차 해소 위해 낮게 책정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산업은행이 5년래 최소 수준의 임금인상률을 확정했다. 고연봉을 받는 ‘신의 직장’이라는 위명 덕에 공기업·은행권 평균 임금인상률보다 낮은 책정 관례가 정착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말 2018년 임금인상률 1.6%로 확정하고 노사 합의를 마무리했다. 이는 2017년 대비 0.9%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며 2014년(1.7%) 이후 4년 만에 1%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산업은행의 임금인상률은 기획재정부의 편성지침에 따르고 있다. 기재부는 2018년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총인건비증가율을 2.6%로 설정한 바 있다.

산업은행이 이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인상률을 확정한 것은 기재부가 기관별 임금 수준에 따라 임금인상률에 차등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공공기관 평균보다  120% 이상의 임금을 받는 곳으로 구분돼 임금인상률 1.6%를 적용받은 것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임금인상률은 시중은행 임금인상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노사는 2018년 임금인상률로 2.6%를 확정했는데 이는 산업은행보다 1.0%포인트 높다. 금융권 노조가 공익재단에 출연하기로 한 임금인상분 0.6%포인트를 제외해도 은행권 평균이 산업은행 인상률보다는 높다. 

2019년 산업은행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는 최근 2019년 공기업 및 준정부기업 임금인상률을 1.8%로 설정했다. 다만 올해에도 공공기관 간 임금수준별로 차이를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0.8%를 적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재부가 공공기관별 연봉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차등을 두기 시작하면서 산업은행의 임금인상률도 2018년부터 상당히 낮게 책정되고 있다”며 “산업은행은 국책은행 중에서도 높은 연봉을 수령하고 있기 때문에 임금인상률이 시중은행보다 낮다고 해서 인상 금액까지 적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낮은 임금인상률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은 높은 연봉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2014년 기준 9100여만원이었던 산업은행 정규직 평균 연봉은 2016년 9600여만원을 기록했으며 2017년 1억원을 넘어섰다. 2018년도 9600만~9800만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임금이 높은 장기 근속 직원 비중이 40%가 넘는 항아리형 구조를 갖고 있다. 2017년 기준 신입직원 초봉이 4860여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1억원 이상을 받는 직원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동안 추진해온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실적에 따라 정당하게 책정된 연봉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라며 “연구용역을 통해 산업은행 호봉제 수준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은 직군별로 연봉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산업은행 남자 정규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2200만원으로 여자 정규직원(6600만원)과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산업은행 남자 무기계약직 평균 연봉은 4900만원, 여자 무기계약직 평균 연봉은 40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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