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적립 특화 상품 신규발급 중단 이어져

항공사에 마일리지 비용 지불해 비용 부담 높아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항공 마일리지 관련 혜택을 없애고 있다. 이번달부터 적용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영향으로 비용 절감이 절실해지면서 부담이 컸던 항공 마일리지 전환 서비스가 1순위 축소 대상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올해부터 ‘시그니처 카드’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시그니처 카드는 항공 마일리지 적립에 특화된 프리미엄 카드로 연회비(15만원)가 비교적 높다. 그러나 이 카드는 신규 발급 시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PP카드와 15만원권 신라면세점 오프라인 할인쿠폰 또는 국내선 동반자 무료항공권(대한한공·아시아나)을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시그니처 카드는 국내가맹점 사용액 1000원당 1마일, 면세점 및 해외 사용액 1000원당 2마일을 적립, 하이패스카드 충전 시 월 1회 1만원 할인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카드는 혜택이 많아 카드사에 적자를 안겨주는 상품으로 알려졌다.

KB국민카드는 포인트리 항공 마일리지 전환 서비스를 축소했다. 이에 따라 고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선물받은 포인트리는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없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말 ‘모두투어 투어마일리지 카드’를 단종했다. 해당 카드는 삼성카드 포인트를 쌓아 일등석 항공권을 일반석 티켓 가격으로 구매하는 이른바 삼포적금(삼성포인트 적금)으로 활용할 수 있어 체리피커들에게 입소문을 탔다.

앞서 삼성카드는 지난해 9월에도 항공 마일리지 적립 특화 상품인 ‘더오(TheO) 카드’를 ‘더오 v2카드’로 리뉴얼해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리뉴얼 과정에서 기존 더오카드에 제공됐던 아시아나 4만마일리지 적립과 연간 이용금액 1000만원당 3500마일 추가 적립 혜택은 사라졌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항공 마일리지 관련 혜택을 정리하고 나선 배경으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경기불황 등 카드업계의 어두운 경영 환경이 꼽힌다.

이번달부터 카드사들은 우대 수수료를 적용받는 가맹점 구간을 기존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대폭 확대했다. 이에 따른 카드사 손실부담 규모는 연간 7000억원에 달한다.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카드사들은 혜택 축소, 알짜카드 단종과 같은 방법으로 비용을 줄여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항공 마일리지 관련 마케팅은 카드사의 비용 부담 높아 1순위 축소 대상이다. 항공 마일리지 전환 서비스는 카드사가 항공사로부터 직접 마일리지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경영전략에 비용절감이 포함된 만큼 부담이 컸던 항공 마일리지 전환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줄인 측면이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가 떨어지고 있어 기존에 제공했던 부가서비스 혜택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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