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사 없앤 앱투앱 방식으로 수수료 낮춰

후불 신용공여와 각종 할인 혜택은 유지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를 낮춘 ‘공동 QR 스캔 결제 서비스(이하 공동 QR페이)’를 출시했다. 정부의 제로페이, 카카오페이 등 각종 페이에 대응해 간편결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롯데‧BC카드는 지난 7일부터 공동 QR페이를 시작하고 가맹점 모집에 들어갔다.

카드사 공동 QR페이는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고객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결제하는 MPM(Merchant Presented Mode) 방식이다. 가맹점은 별도로 단말기를 설치할 필요 없이 하나의 QR코드만 비치해 놓으면 신한‧롯데‧BC카드 고객이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카드사 3곳은 공동 QR페이에 중간거래단계인 밴(VAN)사를 없앴다. 이에 따라 카드사와 가맹점은 앱투앱 방식으로 직접 결제정보를 주고받는다.

가맹점 수수료도 일반 카드결제보다 낮다.

공동 QR페이 이용금액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율은 BC카드의 경우 기존보다 0.14%포인트, 신한‧롯데카드는 각각 0.13%포인트 낮다. 예를 들어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고객이 공동 QR페이를 이용해 결제하면, 해당 가맹점은 카드사에 결제금액의 0.66~0.67%만 수수료로 지불하면 된다.

카드업계는 공동 QR페이를 활성화해 제로페이, 카카오페이 등 각종 간편결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금을 충전해 사용하는 카카오페이와 달리 공동 QR페이는 신용카드를 카드사 모바일 앱에 등록해 사용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때문에 고객은 후불 신용공여 기능과 함께 할부결제, 포인트 적립, 할인과 같은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가 아무리 낮아도 소비자가 이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카드사 공동 QR페이는 후불 신용공여 기능이 있고 기존에 누리던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유인책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공동 QR페이 가맹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카드사 공동 QR코드를 가맹점에 비치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이 직접 카드사에 QR페이 키트를 신청해야 한다. 그러나 가맹점은 공동 QR페이보다 가맹점 수수료가 낮은 제로페이, 카카오페이만 비치해놓을 가능성이 높다.

신한‧롯데‧BC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의 참여도 아직 미지수다.

공동 QR페이에 참여하지 않은 카드사 관계자는 “이용률이 낮은 QR코드를 가맹점에 부착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가맹점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있다”며 “신용카드를 꽂거나 긁어서 결제하는 방법이 가장 간편하다는 인식이 높아 아직까지 참여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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