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성장률 2%…경기침체 아닌 성장둔화
4분기, 미국 기업 자사주 9000억 달러 매입

▲ 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AB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웡 주식부문 선임 전략매니저가 글로벌 주식 시장 전망에 대해 전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지금이 미국 주식 투자 적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글로벌 주식·채권 시장이 과도한 조정을 받으며, 미국 주식 가격이 저평가 됐다는 진단이다.

9일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은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2019년 글로벌 주식 및 채권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분석했다.

AB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웡 주식부문 선임 전략매니저는 “미국 경제지표 하락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과도하다. 하지만 미국은 경기침체가 아닌 단순 성장둔화 국면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미국 ISM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54.1로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50은 상회하고 있어 경기침체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AB자산운용 유재흥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은 둔화했지만 이것이 경기침체에 임박한 것인지 동의하기 어렵다”며 “우리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2%대로 예측하는데 이는 과거 평균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웡 매니저는 미국 기업 주식을 매수 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분석에서다.

현재 미국기업 주식은 원만한 실적과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는 괴리현상을 보이고 있다.

웡 매니저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 후퇴와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 미국 주식시장은 기업의 호실적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실제 미국기업의 실적이 올랐음에도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미국 기업은 전년 대비 23%의 이익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좋았다. 반면 미국기업 주식의 가치(멀티플)는 전년 대비 4.5배 하락했다.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한 투자자의 믿음이 매우 약해진 상황이다.

웡 매니저는 “지난해 4분기는 경기침체를 동반하지 않은 조정이 있었던 때로 현재가 매수적기”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를 동반하지 않은 조정은 일시적 현상에 그친다는 판단에서다. 과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하락 시에도 하락의 원인이 경기침체가 아닌 경우에는 하락세가 지속되지 않았다.

미국기업의 자사주 매입 비중이 높은 점도 미국주식의 매력도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웡 매니저는 “자사주 매입 규모가 9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이 수급상 호재다. 지난 10년간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누적액은 4조5000만 달러에 달한다”며 “올해 기업 이익이 정체돼도 4% 이상의 주당순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AB자산운용은 신흥국 주식 시장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웡 매니저는 “현재 이머징마켓은 펀더멘털이 좋은데도 주가가 저렴하게 형성돼 있어서 매력적”이라며 “이머징마켓 투자 시에는 미국 투자자의 흐름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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