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7 05:15 (수)
‘사실상 개점휴업’ 보험복합점포, 애물단지 전락
‘사실상 개점휴업’ 보험복합점포, 애물단지 전락
  • 박영준 기자
  • 승인 2019.01.10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10개 점포서 188건·7550만원 판매 그쳐
예견된 정책실패…“설계사 지점이라면 당장 폐쇄”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지난해 보험복합점포가 개점휴업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과 동떨어진 금융당국의 정책이 만든 예견된 실패란 지적이 나온다.

10일 은행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KB·하나·농협 등 4개 은행지주에서 개설한 10개 보험복합점포의 보험 판매건수는 188건으로 전년(604건) 대비 416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험료수입(초회보험료)은 4억3467억원에서 7550만원까지 급감했다. 연간 점포당 실적으로 따지면 평균 18건, 760만원 내외의 실적밖에 거두지 못한 것이다.

이조차 10건 중 9건이 손해보험상품에서 비롯됐다는 후문이다. 환전을 위해 은행을 찾는 고객이 여행자보험 등에 가입하는 판매 이외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KB국민은행만 보험복합점포에서 계열 생명·손해보험사 상품을 모두 팔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나머지 은행지주 계열 보험사는 보험복합점포 영업에 사실상 손을 놓은 셈이 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015년 8월 은행이 있는 금융지주사가 보험도 판매할 수 있는 보험복합점포를 도입한 바 있다. 금융도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야 한다는 추세에서다.

지난해부터는 금융지주나 금융그룹에 3개까지 허용되던 보험복합점포를 5개로 확대했다. 은행지주뿐만 아니라 우리·기업은행이나 삼성·미래에셋대우처럼 개별 은행이나 증권사도 보험사와 제휴한 복합점포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해줬다.

그러나 규제 완화 후 추가 개설된 보험복합점포는 현재까지 없다. 기존 은행지주마저 새 보험복합점포 개설을 외면했다. 보험사들은 복합점포당 2명 이상씩 파견했던 인원마저 줄이는 분위기다.

업계는 보험영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방향을 저조한 실적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은행·증권간 복합점포와 달리 보험복합점포는 은행·증권과 별도 출입문을 사용해야 하는 등 연계영업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점포 외부에서는 보험영업이 불가능한 아웃바운드 금지 규제도 이유다. 복합점포를 방문한 사람도 점포 내 보험코너를 직접 찾아가야 한다. 점포 안에 있더라도 고객에게 직접 다가가는 영업은 안된다.

방카슈랑스(은행이 직접 보험판매)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다보니 종신보험 등 보험사에 고수익을 안겨주는 보험상품의 영업도 불가능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설계사 지점 10개가 연 7500만원 수입을 냈다면 당장에 폐쇄됐다. 인건비나 점포운영비 측면에서 완전히 적자”라며 “점포 철수도 고려 중이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7년 6월까지 보험복합점포 시범운영 기간을 가졌다. 당시에도 아웃바운드 금지 규제는 보험복합점포 활성화의 걸림돌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