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채널 활용 젊은고객 마케팅 실시

게임리그 타이틀 스폰서 참여 이어져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금융권의 e스포츠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섣불리 스폰서십 영역을 개척하지 않는 금융권에서는 이례적 선택이다. 1030세대 대상 인터넷, 모바일 노출도가 높은 e스포츠 특성을 활용해 미래고객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9일 라이엇게임즈와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타이틀 스폰서 조인식을 개최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2019 스무살우리 LCK 스프링'을 포함해 2년간 4개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게 된다. 

우리은행은 스폰서십을 통해 자사 유스브랜드 '스무살우리'를 홍보할 계획이다. 대회와 연계해 스무살우리 관련 카드 신상품과 적금 신상품을 출시하고 관련 이벤트를 확대한다. 또한 LCK가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 및 동남아 현지에서 글로벌 홍보 효과도 꾀할 방침이다. 

LCK는 온라인배틀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를 기반으로 10개 팀이 겨루는 e스포츠 리그를 말한다. SKT, KT, 진에어, 아프리카TV 등이 주요 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LCK 경기당 동시시청 인원을 보면 국내는 약 5만~8만명에 달하며, 해외는 이보다 5~6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승전 같은 주요 경기는 전 세계 100만명이 넘는 팬들이 시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어린애들 놀이 정도로 취급받던 e스포츠 리그가 현재 젊은층의 주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e스포츠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e스포츠 타이틀 스폰서 후원을 통해 국내 10~20대 고객층에 대한 마케팅과 글로벌 홍보 효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게임리그 타이틀 스폰서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자프로농구와 같은 메인 스포츠의 타이틀 스폰서 후원을 진행한 적이 있지만 게임리그에 손을 뻗은 적은 없다. 은행권에서도 게임리그 스폰서 참여는 드문 일이다. 과거 신한은행이 스타크래프트 리그 공식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 것이 전부다. 신한은행은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스타 개인리그와 프로리그를 후원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지난해 말 아프리카TV에서 개최된 스타리그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디지털마케팅을 위해 게임 방송에 주목했고 게임 BJ가 개최하는 스타 프로리그의 공식 후원을 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후원을 통해 젊은층 온라인 마케팅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개막전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드물게 사명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개막전 동시접속자는 8만여명, 유투뷰 조회수는 13만뷰를 넘어섰다. 대회 기간 중 400만건 이상의 뷰(공식 유튜브 채널)도 기록했다. 자사 금융서비스인 토스 연계 CMA 계좌, 해외주식 소수점 구매, 스톡기프트 서비스의 젊은고객 문의도 늘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디지털마케팅 제휴 모색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스타크래프트에 향수를 느낀다는 점에 착안해 대회를 후원했다"며 "이번 후원을 통해 젊은층이 접근하기 어려운 금융투자회사의 특성을 극복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게임단을 직접 창단하고 운영하는 금융사도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4월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임단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해 한화생명e스포츠를 창단했다. 한화생명은 게임단 운영을 통해 다양한 대고객 채널에서 10~35세 젊은층 대상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HLE 팬 페스트, HLE 글로벌 챌린지, 한화이글스 프로모션 데이 등 비시즌 기간 경기 현장이 아닌 곳에서 팬들과 소통을 늘릴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해 온라인 팔로워 약 8만명 이상을 모집하는 성과도 거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디지털 세대로 대표되는 1030세대의 일상 속에 열정과 영감을 부여하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한화생명에 대한 신뢰와 혁신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게 해 영업 활동 지원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층이 향유하는 문화인 게임리그, 케이팝(K-POP) 등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디지털채널에서 자연스러운 노출을 통해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금융거래를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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