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KB국민, 디지털 인력 큰 폭으로 늘려

디지털화 경영전략 맞춰 외부 전문가 영입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디지털 전문인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경영 전략으로 디지털화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영입해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지난해 디지털 전문인력을 대폭 확보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디지털 관련 부서 인원을 400여명으로 늘렸다. 이는 3년 전보다 20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2015년 21명에 불과했던 현대카드 디지털 인력은 2016년 88명으로 증가했으며 2017년 상반기 235명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컴퍼니’를 지향하고 있어 디지털 전문인력을 충원했으며 전사적 코딩 교육도 진행했다”며 “전체 임직원의 20% 이상을 디지털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15년 60여명이었던 디지털 관련 부서 인원을 지난해 160명으로 확대했다. 우리카드도 지난해 7월 빅데이터 부서를 신설해 외부에서 팀장급 전문가를 영입했으며 7명의 내부 직원을 해당부서에 배치했다.

신한카드는 외부 전문가 영입과 내부 인력 양성을 통해 오는 2020년 디지털 인력을 전사의 50%(1000여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카드사들이 디지털 전문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카드사들의 디지털 사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개발뿐 아니라 플랫폼 사업, 비대면 카드발급·심사 시스템 구축 등 전 영역으로 확대됐다. 또한 카드사 대부분이 경영 키워드로 ‘디지털 혁신’을 내세운 만큼 전문성을 갖춘 인재 영입이 곧 카드사의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디지털‧빅데이터 역량 확대를 올해 핵심 사업으로 꼽고 업무 전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어 전문인력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디지털 인재가 곧 카드사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디지털 전문인력 확충을 두고 기존 카드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디지털 전문인력 확보가 내부 직원 교육을 통한 양성보다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주요 사업에서 밀려난 전통 카드업 종사자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카드사 임직원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임직원수는 총 1만1519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09명 줄었다. 외부에서 영입한 디지털 전문가가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디지털 분야를 제외한 부서의 인력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디지털부문 사업부가 카드사 내 핵심부서로 꼽히는 가운데 외부에서 전문인력을 확충해 해당 부서에 배치하면 기존 직원들은 주요 업무에서 소외되는 것”이라며 “디지털부서는 회사의 지원을 많이 받고 있지만 당장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는 압박이 적다는 점도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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