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회보험료 M/S 19.1%로 5위→2위 도약
보장성보험 ‘2강 구도’ 형성…GA 중심 영업 성과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장기 보장성 인(人)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2강 구도’를 형성했다.

보장성 인보험은 상해·질병·통합보험 등 저축성보험을 제외한 보험을 말한다. 최근에는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지표로 통한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개 손해보험사가 장기 보장성 인보험에서 벌어들인 초회보험료(보험 가입자가 처음 낸 보험료)는 총 6430억원이다.

손보 상위 5개사만 놓고 보면 삼성화재가 1348억원(점유율 21.0%)으로 가장 높은 초회보험료 수입을 거뒀다. 뒤이어 메리츠화재 1226억원(19.1%), DB손해보험 943억원(14.7%), 현대해상 917억원(14.3%), KB손해보험 738억원(11.5%) 순이다.

업계 5위사인 메리츠화재는 보장성 인보험 시장에서만큼은 2위로 도약하며 삼성화재와 점유율을 1.9%포인트(122억원)까지 좁혔다. 메리츠화재의 지난 2017년 장기 보장성 인보험 시장점유율은 14.9%로 상위 5개사 가운데 4위에 속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7년(20.5%) 대비 점유율을 0.5%포인트 늘리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는 시장점유율이 각각 0.5%, 1.0%, 1.2%씩 줄어들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월과 12월 각각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초회보험료 수입을 뛰어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보장성 인보험 시장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2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화재의 급속 성장은 독립보험대리점(GA)을 통해 보장성 인보험 매출에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화재는 상품판매에 따른 시책(시상) 수수료를 비교적 높게 제공해 GA 소속 설계사의 판매유인을 끌어올렸다.

GA는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팔 수 있는 일종의 보험백화점이다. 이에 보험사가 GA 설계사에게 제공하는 현물, 현금, 수수료 등에 따라 보험 판매실적이 좌우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하반기에는 파격적인 인수기준 완화가 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하고 일주일간 경증치매만 진단받아도 3000만원의 진단비를 주는 상품을 일주일만 판매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업계는 올해 삼성화재가 메리츠화재와 보장성 인보험 점유율 격차를 벌리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부분의 손보사가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 비율) 악화를 이유로 2017년 4월 이후 출시된 신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를 6~9% 가량 올렸지만 삼성화재만 오히려 1.6% 인하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GA를 대상으로 한 시책경쟁이 금융당국의 간접 규제로 막힌 상황에서 향후 보장성 인보험 시장은 보험료 혹은 인수기준 완화 경쟁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며 “올해 삼성화재는 메리츠화재와 점유율 격차를 벌리기 위해 가격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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