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신한‧삼성, 0.2%p 낮춘 1.0% 적용 중

당국 출혈경쟁 중단요구 및 성장 둔화 영향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대표적인 출혈경쟁 분야로 꼽히던 자동차 캐시백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일회성 마케팅 중단을 요청한데다 자동차 금융의 성장이 둔화돼 출혈 마케팅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자동차 관련 캐시백을 제공하는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현대) 5곳 중 3곳이 혜택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2월부터 현대‧기아차 전용카드로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에게 제공하던 캐시백을 혜택을 기존 1.2%에서 1.0%로 0.2%포인트 줄였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11월 국산, 수입차 전 차종을 대상으로 일시불 결제 시 제공하던 캐시백을 0.2%포인트 줄여 1.0%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9월부터 2000만원 미만 자동차 구매 고객에게 제공하는 캐시백 비율을 1.2%에서 1.0%로 0.2%포인트 축소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캐시백 비율을 1.5%에서 1.2%로 0.3%포인트 줄인데 이은 두 번째 인하다.

기존과 같은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곳은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뿐이다.

KB국민카드는 오는 4월 말까지 신차 구매 고객이 일시불로 500만원 이상 카드결제하면 최대 1.5%를 청구 할인해준다. 우리카드도 오는 31일까지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에게 최대 1.4%의 캐시백을 제공한다. 그러나 다른 카드사들이 캐시백 비율을 줄인 만큼 해당 카드사들도 이벤트 기간이 종료되면 마케팅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자동차 관련 캐시백을 축소하고 있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제 살 깎기식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회성 마케팅 중단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캐시백 혜택은 카드업계의 대표적인 출혈경쟁 시장으로 꼽힌다.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돌려주는 캐시백과 딜러 및 금융영업사원에게 제공하는 중개수수료를 합친 금액은 자동차회사로부터 받는 가맹점수수료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출혈경쟁을 중단하고 자체적인 마케팅비 정화 작업을 요구해 캐시백 비율을 줄였다”며 “캐시백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금융의 성장이 둔화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카드사 5곳(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의 지난해 3분기 할부금융 취급액은 총 3조15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2017년 3분기 3조10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60%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크게 위축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 캐피탈사 등 자동차 할부금융에 뛰어든 금융사가 늘어 시장이 포화된 상태”라며 “경쟁 심화에 따라 자동차 할부금융의 수익성이 악화돼 관련 마케팅을 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취급액 성장세도 둔화됐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사들이 캐시백 혜택을 전면 중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고객을 유입하고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마케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당국이 시정 요청한 출혈경쟁을 중단하고 신규 고객도 유입할 수 있는 캐시백 혜택은 1.0% 수준”이라며 “신규고객 유입을 위해 최소한의 캐시백은 필요하기 때문에 캐시백 혜택을 없앨 수는 없으며 현재 비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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