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내 확정 발표…시스템 구축 후 하반기 시행 예정
간편결제사업자, API 수수료 10배 인하되며 ‘함박웃음’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 결제망이 금융결제원의 오픈 API플랫폼으로 일원화되고 API 이용 수수료도 크게 인하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내 모든 시중은행 결제망을 금결원의 오픈 API플랫폼으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은행들과 협의 중이며 3월 안에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며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후 늦어도 하반기에는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국내 16개 시중은행은 각 사의 계좌조회 및 이체와 관련된 API를 금결원의 오픈플랫폼 내에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기업이 은행의 API를 이용하는 대가로 지불했던 API 이용수수료 또한 최대 400원에서 40원으로 축소하는 부분을 협의 중이다.

금결원의 오픈플랫폼에 모든 은행의 API를 일원화하려는 정부의 이번 방침은 핀테크 시장 활성화와 소상공인 수수료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대기업 계열 간편결제 사업자들은 시중은행의 API를 이용하는 대가로 건당 최대 400원의 펌뱅킹 수수료를 제공해야 했다. 펌뱅킹은 기업과 금융기관이 컴퓨터 시스템을 통신회선으로 연결해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은행 업무 시스템이다.

시중은행들은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펌뱅킹 수수료 수익원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핀테크 업체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그룹과 SKT의 합작사인 핀테크 기업 '핀크'는 하나금융그룹의 지분이 51%로 대기업 계열사로 구분된다. 이 때문에 기존 금결원 오픈플랫폼의 API 활용이 불가능했고 현재 하나은행, 케이뱅크 외 지방은행 위주로만 제휴를 맺고 있다.

핀크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에도 은행의 결제망이 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공유된다면 결제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라며 "향후 제로페이 사업에도 참여해 사업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간편결제 업체 관계자는 “현행 지급결제 방식은 폐쇄적으로 운용되고 수수료 부담도 높은 편이다.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다면 그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핀테크 산업 또한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시중은행은 “당국의 취지는 이해하겠지만 정부가 핀테크 기업에 일방적인 편의를 주고 있다”며 “인위적으로 오픈플랫폼 생태계를 만들어 가기보다는 시장경쟁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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