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정보 활용한 바이오페이 선호도 낮고
도입 원하는 가맹점 못 구해 출시 미뤄져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지정맥을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 ‘핑페이(FingPay)’가 가맹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말기 값이 비싼데다가 생채정보를 활용한 결제방식의 선호도가 떨어져 도입을 원하는 가맹점을 찾지 못한 모습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비씨·하나카드 등 카드사들이 LG히다찌, 나이스정보통신과 손잡고 출시할 예정이었던 생체인증 간편결제 서비스 ‘핑페이’ 도입이 연기됐다.

카드사들은 늦어도 지난해 10월까지 대형 편의점 프랜차이즈 점포 수천 곳에 단말기를 보급할 계획이었지만 기약 없이 미뤄졌다. 편의점 업종 외에 다른 업종으로 확대 보급할 계획도 답보 상태다.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형 편의점 프랜차이즈에 핑페이 서비스를 보급하기 위해 논의를 지속해왔지만 진척이 없다”며 “도입 시기가 계속 미뤄지면서 핑페이 출시가 지지부진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핑페이 도입을 주도해왔다.

핑페이는 손가락만 가져다 대면 결제가 완료되는 생체인증 간편결제 서비스다. 핑페이는 손가락에 근적외선을 투과시켜 취득한 지정맥 영상에서 정맥 구조를 패턴화한 후 본인을 식별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손가락 정맥은 동일한 구조를 갖게 될 확률이 1억분의 1 이하로 낮아 위·변조 가능성이 낮다.

문제는 핑페이 도입을 원하는 가맹점이 없다는 점이다.

핑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가맹점에 전용 단말기가 구비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핑페이 전용 단말기 가격은 10만~20만원 사이로 일반 IC단말기보다 비싸다. 가맹점주들은 찾는 고객이 적어 활용성이 떨어지는 단말기를 구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핑페이는 전용 단말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맹점에 2개 이상의 단말기를 구비해 놓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며 “단말기, 손가락 등록 방식을 두고 관련 업체들과 기술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목소리, 정맥, 홍체를 활용한 바이오페이(BioPay)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정적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바이오페이는 위·변조가 어려워 보안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번 도용되면 변경이 불가능하다. 또한 자신의 신체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선 활성화가 더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위·변조가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자신의 신체 정보 노출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실물 신용카드를 제시하는 방법이 가장 간편하다는 인식도 전환돼야 바이오페이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