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칩 부착 안 돼 결제 편의성 축소
고객혜택 없어 이용액 매년 하락세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기프트카드(선불카드)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IC단말기가 의무화되면서 IC칩이 없는 기프트카드가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 21일부터 예스(YES) 기프트카드 판매를 중단했다. 예스 기프트카드 발급 중단으로 하나카드가 판매하고 있는 기프트카드 상품은 없다.

KB국민카드도 오는 31일부터 기프트카드 34종을 운영 종료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35종 운영 중단에 이은 두 번째 조치다.

카드사의 기프트카드 판매 중단은 단말기 결제 방식이 바뀐 점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긁어서 결제하는 방식인 MS단말기를, 꽂아서 결제하는 IC단말기로 바꾸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IC단말기는 IC칩이 부착된 카드를 꽂아서 결제하는 방식이 우선 승인된다. 카드를 꽂지 않고 긁어서 결제를 요청하면 단말기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따라서 IC칩이 부착돼 있지 않은 기프트카드를 IC단말기에서 쓰려면 먼저 단말기에 꽂아 결제 오류를 발생시킨 뒤, 다시 긁어서 결제를 완료해야 했다.

카드업계는 이러한 오류를 보완하기 위해 기프트카드를 IC단말기에서 사용할 때 긁어서도 결제가 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하지만 홍보가 부족해 가맹점주들이 기프트카드가 긁어서 결제하는 방식만 활용해도 승인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기프트카드는 여전히 두 번의 결제 과정을 거치고 있는 실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단말기가 긁어서 결제하는 방식에서 꽂아서 결제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기프트카드 이용에 혼란이 발생했다”며 “결제 편의성이 떨어지다 보니 찾는 고객도 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혜택 부족도 기프트카드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기프트카드는 포인트 적립 및 부가서비스가 없어 체크카드보다 고객 선호도가 떨어진다.

기프트카드 운영비용도 카드사에 부담을 줬다. 기프트카드는 인지세, 밴 수수료 등 발급비용이 발생하지만 고객에게 받는 연회비가 없어 수익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 지난 2010년 2조원이 넘었던 기프트카드 이용실적은 2013년 1조원 아래로 줄어든 뒤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전업계 카드사 7곳의 지난해 3분기 기프트카드 이용실적은 2464억원으로 3년 전보다 26% 이상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판매 중단은 못하고 있지만 기프트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이 줄었다”며 “고객은 같은 금액을 사용하더라도 부가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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