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진에 4분기 ‘어닝쇼크’
메리츠證, IB수익에 최대 실적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증권사 빅6(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N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메리츠종금증권) 실적에 희비가 교차 됐다. 증시부진에 증권사 대부분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주저앉았지만,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부문에서 수익을 올리며 나홀로 성장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국내 빅5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이 2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2.22%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보다 28.9% 감소한 874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3% 급감한 11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도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한 376억원을 기록했다.

아예 적자 전환한 곳도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4분기 3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사옥 이전과 희망퇴직비용, 중국 채권 관련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상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많이 지출된 탓이다.

증권사의 당기순이익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증시부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외 증권시장은 하반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중무역전쟁, 미국 셧다운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증시 부진에 국내 투자자의 투심이 크게 줄어들며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줄었다”며 “또 증권사의 자체 트레이딩 수익도 줄어들며 4분기 당기순이익 감소는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나홀로 선방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11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얻었다. 지난해 1분기(1034억원), 2분기(1090억원), 3분기(1073억원)에 이어 4분기까지 모두 1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메리츠증권이 유일하다.

여기에는 IB 부문 수익이 크게 늘어난 효과다. 지난해 메리츠증권은 독일 부동산 매각, 항공기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업계는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4분기에만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으로 1000억원 이상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한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전체의 10% 내외다. 증시부진에도 실적이 흔들리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 금융부문에서 해외투자를 늘리고 구조화 금융에서 성과를 거둔 것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도 대체투자·기업금융·트레이딩·리테일 등 각 사업분야별 고른 성장을 지향하는 동시에 신시장을 개척해 모험자본을 적재적소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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