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서비스 혜택 높은 카드 발급 중단 잇달아
우량고객 대상 연회비 높은 카드는 혜택 유지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알짜카드를 단종하고 있는 가운데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카드 혜택은 유지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프리미엄 카드는 이용실적이 높은 반면 혜택만 빼가는 ‘체리피커(Cherry picker)’가 적어 상품 설계상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연회비 대비 높은 부가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알짜카드 신규발급을 중단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다음달 4일부터 ‘와이즈올림카드’, ‘비씨아이윈카드’ 2종의 신규발급을 중단할 예정이다. KB국민카드가 올해 들어 발급을 중단한 상품은 신용카드 25종, 체크카드 53종 등 약 78종에 이른다.

신한카드도 지난 12일부터 ‘Nano f’, ‘SK행복’, ‘Tap on’ 카드 3종을 발급 중단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홈플러스 제휴카드 5종과 코웨이 복지(신용·선불)카드, 쌍용자동차 오토(AUTO) 빅플러스 카드 등 9종의 신규 발급도 중단한 바 있다.

현대카드도 지난 11일 통신사(SKT·KT·U+) 제휴할인형 제휴카드 3종 발급을 멈췄으며 지난달에는 제휴카드 8종 발급을 종료했다.

카드사들은 알짜카드 발급 중단의 이유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상품 수익 구조 변화를 꼽는다. 지난 2016년 이전에 출시한 카드상품은 당시 적용받던 카드 수수료율에 맞춰 수익구조가 설계된 만큼 수수료율이 1%포인트 이상 낮아진 현재로서는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013년 1.5%에서 2016년 0.8%로 낮아졌다. 연매출 3억~5억원 구간의 중소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도 같은 기간 2.7%에서 1.3%로 떨어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발급을 중단하고 있는 카드상품들은 대부분 지난 2016년 수수료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전 출시한 상품”이라며 “가맹점 수수료가 기존보다 낮아지며 상품의 수익구조가 달라져 적자 상품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단종 수순을 밟은 카드상품 중 연회비 10만원 이상의 플래티넘·프리미엄 카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우량 고객에게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혜택은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카드업계는 플래티넘·프리미엄 카드를 발급받는 고객의 월 이용금액이 높은데다, 실적 대비 부가서비스 혜택을 과도하게 가져가는 체리피커가 없어 혜택 유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들은 높은 실적 허들을 손쉽게 채우는 우량 고객으로 이용금액이 높은 반면 혜택을 열심히 챙기지는 않는다”며 “프리미엄 카드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대신 높은 연회비를 받기 때문에 수익 구조상 아직 적자가 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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