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 데이터 분석해 미래매출 예측한 P2P대출
자체 알고리즘 심사 통해 부실율 1.8%로 낮춰
‘중소사업자 유동성 확보’에 중점 둬 사업 확장

펀다(FUNDA) 박성준 대표
펀다(FUNDA) 박성준 대표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올해 P2P대출 법제화가 가시화됐다. 정부가 P2P대출 입법화 관련 공청회 및 토론회를 열며 어느 때보다 법제화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P2P 법제화는 곧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등과 같은 금융업으로 인정받으면서 하나의 금융산업의 일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영업자 P2P대출 전문 기업인 펀다(FUNDA)는 스타트업 꼬리표를 떼고 한층 성숙해진 금융회사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18일 서울 서초동 펀다 사무실에서 만난 박성준 대표(사진)는 “P2P금융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대출자를 분석할 때, 기존 금융권이 다루지 않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금융소외계층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라며 “펀다는 빅데이터 기반 ‘금융적 분별력’을 만들어내는 회사”라며 펀다를 소개했다.

펀다는 데이터 분석 중심의 자영업자 전문 P2P대출 회사다.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상점을 선별하고 투자자를 연결해 연 10% 초반의 중금리 신용 대출 및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성준 대표는 “펀다는 건실한 자영업자들에게 자금 유동성을 확보해주는 대출처인 동시에 세이프플랜, 분산투자 등 다양한 투자자 보호 장치 아래 연 7% 정도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대안 투자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펀다의 설립자인 박성준 대표는 모바일 스탬프 서비스업체 '나인플라바'를 창업한 경력이 있다. 쿠폰, 스탬프를 발급해주는 업무와 동시에 상점의 POS에서 매출데이터 등을 분석해 리포트를 제공하는 업무를 했다.

박 대표는 “점주들에게 상점 리포트를 제공하며 돈을 받는 구조였지만 당시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이후 생각을 전환해 상점 정보를 분석한 리포트를 이용해 직접 돈을 빌려드리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박 대표는 데이터 분석 중심의 P2P사 ‘펀다’를 설립했고 지난 2015년 4월 첫 펀딩을 개시했다. 나인플라바 사업이 지금의 펀다를 있게 한 밑거름이 된 셈이다.

박 대표는 “펀다의 대출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상점은 일정한 월 매출을 내는 건실한 상점 차주들로,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긴급 여유자금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기존 금융권에선 상점 차주도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심사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은 제도권 금융에서의 저금리 대출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저신용자 상점 차주를 ‘우등생’이라고 칭한다. 펀다는 신용등급 7등급 상점 차주의 매출 데이터부터 상권 데이터, 주메뉴 트렌드 등 여러 데이터를 분석한 후 상점운영이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대출을 해준다.

즉 상점의 미래 매출을 예측해 대출한도를 설정하고 그 한도에서 점주의 신용도를 고려해 실제 대출비율을 책정한다. 신용등급 7등급 상점 차주가 기존 금융권에선 리스크가 매우 큰 부실자가 될 수 있지만, 차주 개인의 신용등급보다는 상점의 데이터에 집중하는 펀다의 심사기준에선 고신용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2월 기준 펀다는 전국 1300여개 상점에 연 11% 대 중금리로 약 840억원 이상의 자금을 연결했으며, 누적 3500건 이상의 대출을 기록하고 있다. 펀다의 중금리 대출로 이자를 절감한 총액은 1366개 오프라인 상점 기준 28억5000만원이며 5025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도 발휘하고 있다.

현재 펀다의 부실률은 2%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펀다가 초반에 목표했던 부실률과 일치하는 수치다. 박 대표는 “은행권에서 상점 대출 부실률은 약 0.8%, 저축은행은 5% 정도를 넘는다. 그 사이에서 중신용을 만들어내는 것이 P2P금융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펀다의 최근 연구에서 6000개 상점을 대상으로 최신 알고리즘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부실률이 1.8% 정도가 나왔다. 이는 알고리즘 개선을 통해 부실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펀다는 현재 대표적으로 로컬 사업자들의 미래 매출을 분석해 신용 대출을 해주는 업무와 위메프 등 이커머스(e-commerce) 판매자들의 선 정산 서비스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판매자들에게 창고를 빌려주고 재고 물품을 담보로 잡는 일종의 동산담보 대출 서비스와 식자재 기기 등 기기 렌탈 서비스에도 주력하고 있다.

펀다는 앞으로도 자영업자 대출에 집중해 P2P 시장에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집중성과 전문성은 무조건 비례할 수밖에 없다. 펀다가 처음부터 개인 신용이나 부동산 대출을 다뤘다면, 지금의 펀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펀다의 인재들은 ‘상점 분석’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동일한 혁신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펀다의 서비스는 중소사업자(SMB)의 사업 사이클 안에서 유동성을 확보해주는 서비스들”이라며 “자영업자들의 자금 불균형을 해소해줄 수 있는 비즈니스 부분이 생각보다 넓다. 앞으로도 상점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바탕으로 SMB 사업영역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