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추가 인터넷銀 인가에 ‘포용적 금융’ 강조
카뱅∙케뱅 “올해 기점으로 중금리 공급 확대할 것”

(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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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정부가 제3 인터넷은행에 중금리대출 등 포용적 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이에 발맞춰 중신용 고객을 위한 중금리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이어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앞두고 포용적 금융 부문에 대한 심사 배점을 대폭 높였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3조4000억원 수준이던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를 올해부터 8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배점표에 금융 소비자 편익 제고, 서민금융 지원, 중금리대출 공급, 포용적 금융상품과 서비스 제공 부문 합계 배점을 150점에서 190점으로 40점 상향했다. 10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포용적 금융 점수 비중이 지난 2015년과 비교해 15%에서 19%로 4%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 강조하는 포용금융의 필요성을 재차 촉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5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예비인가 당시 당국은 이들에게 오프라인 영업점 운영비용을 절감해 중금리 대출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업계의 기대와 달리 예대 업무를 중심으로 영업을 이어가며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성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를 기점으로 중금리 대출 공급을 통한 몸집 키우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022년까지 매년 중금리 대출 1조원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자체 중금리 대출을 연내에 선보인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1일 근로소득자 대상으로 정책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출시한 바 있다. 이는 기존 카카오뱅크의 신용 대출 상품 가운데 SGI서울보증보험 보증부 대출 상품이 사잇돌대출로 전환된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대출자가 자사의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면서 연간 약 220억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SGI서울보증보험 보증부 신용 대출(현 사잇돌대출·중금리 대출) 이용 고객의 채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제2금융권 대출을 보유한 고객 3만4100명 중 44.2%인 1만5100명이 제2금융권 대출을 전액 상환했다는 것이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올해 6천억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 공급 계획을 밝히며 중금리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1일 중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 중인 ‘슬림K 신용 대출’의 한도 혜택을 강화했다. 대출 최대한도였던 5000만원은 그대로 유지하되, 신용평가 시 중신용 고객이 기존보다 더 큰 금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도산출 체계를 개선했다.

직장인 대상 신용 대출 상품인 '직장인K신용대출' 및 마이너스통장의 가산금리도 인하해 금리 혜택을 강화했다. 신용 대출 상품은 최대 0.25% 포인트, 마이너스 통장은 최대 0.35% 포인트 인하했으며 중신용 고객일수록 가산금리 인하 폭이 크도록 조정했다. 재직기간 조건도 동일기업 6개월에서 3개월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그동안 자본금 확충 문제로 당국의 기대에 주도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입장이었다”며 “추후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으로 증자가 원활해지면 중금리대출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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