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이후 국내외 주식시장 전망
IBK투자증권 김예은 과장

IBK투자증권 김예은 과장

지난 2월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2월 들어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아무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종료됐으며 증시는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돼 지수에 하락 압력을 가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6월 북미 정상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역사적으로 열렸다. 하지만 KOSPI 흐름을 보면 정상회담 전에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상승했으나 정상회담 종료 후 한 달 간 하락했다. 물론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도 있었지만 기대가 사라지면서 부정적인 이슈가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한 것이다. 

이번 역시 이러한 모습을 예상했다. 중국 A주의 MSCI EM 지수 편입 여부도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발표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회담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다 하더라도 수급적인 부담이 지수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MSCI가 중국 A주의 편입을 확정(기존 2회에서 3회로 수정)했으며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도 선반영돼 지수는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펀더멘털의 힘이 있다면 지수 하락이 제한되겠지만 지금 국내외 펀더멘털이 약한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수출 중심의 경제 특성을 반영해 국내 상장기업의 실적 추정치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KOSPI 전체 영업이익에서 30% 정도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기업 실적에 대한 부진도 지수 하단을 지지해 주기에는 힘이 약하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이전에 비해 확산된 것은 사실이다. 오는 27일 미·중 정상회담이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 협상안에 서명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 등 미국 측 관계자는 언제든지 결렬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여기에 3일부터 개막한 양회에서 리커창 총리가 ‘중국제조2025’라는 단어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첨단 산업 육성 의지를 보였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가 중국제조2025이기 때문에 눈 가리고 아웅으로 명시적인 단어만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일부분 의견 합의가 나타난 부문을 중심으로 합의문을 작성해 급한 불은 끌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는 만큼 본격적인 갈등이 나타나면서 무역분쟁의 2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연초 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에 대한 부담감은 언제든지 차익실현 매물로 출회될 수 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으며, 중국 A주의 편입 비중 확대에 따른 외국인의 매도 가능성, 브렉시트를 둘러싼 우려 등은 증시에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전략이 필요하다. 종목 장세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나 개선되는 업종 및 종목에 대한 관심을 두는 전략이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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