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C부서, 매출액 15% 상승 견인…방어적 운용 주효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교보증권이 금리(Fixed Income), 통화(Currency), 상품(Commodity) 등 FICC 운용 부분에서 고르게 호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FICC 투자 부진에도 이뤄낸 성과다.

13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교보증권 매출액은 1조2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9%(1649억원) 늘어났다. 장외파생거래 등 FICC 부분이 매출액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FICC 수익이 침체됐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미국 경제 전문지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해 4분기 미국 5대 투자은행(IB)의 FICC 투자 성적이 전년보다 18%나 급감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25%,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은 각각 20%, 18% 감소했다.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각각 10%, 9% 줄었다.

매출액이 15% 이상 상승한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FICC 부분이 매출액 상승을 이끈 곳은 교보증권이 유일하다. 대부분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증가에 기인했다. 

교보증권은 FICC부분이 호 실적의 비결로 방어적 운용을 꼽고 있다. 

교보증권 FICC 운용부 김우식 부장은 “지난해 시장은 변동성이 매우 큰 편이었는데 상·하반기 두 번의 파고를 잘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며 “상반기에는 우호적인 크레딧과 스왑 스프레드 상황에서 북사이즈(잔고)가 커지며, 북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반면 하반기에는 외화채권 크레딧이 급격히 상승한 데 따른 채권 손실 최소화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콜러블(Callable) 채권에 콜(매수)이 안 되는 상황에서의 대응도 주효했다. 금리 상승으로 콜러블 채권의 만기가 길어진 상황에서 교보증권은 적절한 운용으로 캐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콜러블 채권은 일종의 금리 구조화 상품이다. 투자자에게 고금리를 지급하지만 발행자가 만기 전에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가진다. 대게 1~2년 내 콜이 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콜이 되지 않아 만기가 길어진다. 

교보증권 FICC부는 올해도 방어적 대응에 나선다. 올해 1~2월에 시장이 좋은 흐름을 보이며 FICC에서 수익을 냈는데, 이를 연말까지 방어적으로 지켜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부장은 “올해는 각종 거시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실제 시장은 좋았다. 지난 1월과 2월 전 세계 리스크 자산이 랠리하며 FICC하우스에서 수익이 많이 발생했다”며 “이 수익을 어떻게 연말까지 잘 가져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최대한 방향성 노출을 줄이고 테일리스크를 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보증권 FICC부는 올해 장외파생상품 발행업무 및 세일즈 중심의 인력을 더 늘리고, 대체투자 분야를 더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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