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튼플래닛 최종호 대표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스타트업에게 바라는 건 새로운 시도다. 세상에 없지만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곧 사업이 된다. 그들에겐 어린이의 양치습관도 마찬가지다. 창립 두 돌을 맞이한 키튼플래닛은 아이의 양치질 개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인 ‘브러쉬몬스터’를 개발한 회사다.

브러쉬몬스터 앱은 전 세계 137개국에 출시해 한국, 미국, 영국 등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앱과 연동해 아이의 양치습관을 진단해주는 스마트 전동칫솔은 지난해 4월 처음 출시한 이후 누적 판매량만 3만대를 넘겼다.

키튼플래닛 최종호 대표<사진>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헬스케어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양치교육 앱을 만들게 됐다”며 “아이들이 앱으로 구현한 증강현실을 따라 즐겁게 양치를 하는 걸 보고 사업화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다수 보험사들은 키튼플래닛에 주목했다. 브러쉬몬스터는 게임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양치를 하고 싶게 만드는 앱이다. 아이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점은 보험사의 건강증진형 상품에 딱 맞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최 대표는 “헬스케어는 보험연계 비즈니스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스마트 전동칫솔 출시 전후로 다수의 보험사에서 협업 제의가 왔었다”며 “이 가운데 한화생명이 가장 적극적이었고 한화생명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드림플러스의 역할도 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드림플러스 매니저들은 한화생명 본사의 의견도 알고 스타트업을 해본 경력도 있다. 대기업인 한화생명과 키튼플래닛간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큰 힘이 됐던 이유”라며 “스타트업에 대한 교육, 입주, 법률상담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드림플러스는 한화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와 실질적인 비즈니스 연계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키튼플래닛과 한화생명은 지난해 12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인 ‘라이프플러스 아이조아 어린이보험’을 내놨다. 앱에서 측정한 아이의 양치습관을 바탕으로 꾸준히 양치질을 하면 월납 보험료의 5%를 할인해주고, 매월 최대 1만원의 모바일 상품권도 지급한다.

보험에 가입하면 무료로 지급하는 브러쉬몬스터 전동 칫솔을 활용한 마케팅도 성공적이었다. 이 상품은 한화생명의 월평균 어린이보험 판매건수 대비 3배 이상 팔리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최 대표는 “스타트업이 중소기업과 다른 점은 검증된 제품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덴탈케어와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걸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런 부분들을 보험사에 제공했고 한화생명은 어린이보험 설계를 고도화해 새로운 형태의 보험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을 위해서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간 협업이 어려운 이유는 서로가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생리가 다르기에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며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많아질수록 산업계 전반적으로 혁신적, 파괴적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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