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포용’ 강조하는 인터넷은행 기조 유지
대형금융사 빠진 후보자의 혁신성 평가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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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제3인터넷전문은행의 유력한 후보였던 ‘토스뱅크(가칭)’가 예비인가를 목전에 두고 컨소시엄 구성에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참여의사를 밝혔던 신한금융그룹에 이어 현대해상까지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현대해상은 주주구성과 사업모델에 대한 의견 차이로 비바리퍼블리카가 주도하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당초 최소 37억5000만원인 15% 이상의 지분을 투자해 토스뱅크의 2대 주주로 자리잡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특화은행’을 지향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생활금융’으로 폭넓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길 원했던 신한금융은 인터넷은행 전략방향에 큰 입장 차이를 보이며 결국 갈라졌다.

신한금융은 통합 모바일 플랫폼 ‘쏠(SOL)’을 통해 은행 서비스뿐만 아닌 쇼핑, 배달, 여행 등 생활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KBO리그의 경기정보를 볼 수 있게 앱을 개편하고 다양한 쏠(SOL) 전용 체험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이종 산업과 협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토스뱅크의 폭넓은 고객 접점을 이용해 생활금융플랫폼 영역을 확장하길 원했지만,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 입장에선 서비스 확장은 인터넷은행으로서 큰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초기의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유지해 새로운 컨소시엄을 꾸려 오는 27일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기존 은행이 시도하지 않은 특화업무에 중점을 두고 인터넷은행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기존 은행의 주력 서비스 외에 중소기업금융, 소매금융 등 특정 시장에 집중해 소비자가 접근하기 어렵거나 쉽게 누리지 못했던 금융서비스 영역에 혁신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혁신적인 정보기술(IT) 회사가 은행을 만들어 금융혁신을 유도한다는 인터넷은행의 설립취지와도 일치한다.

대형 금융사가 차례로 컨소시엄 불참을 선언했지만 제3인터넷전문은행 중점평가 사항에 ‘혁신성’과 ‘포용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뱅크에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제3인터넷은행 심사항목에 서민금융 지원, 중금리대출 공급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하는 '포용성' 항목을 신설하고 기존 은행이 하지 못한 혁신성을 이끌어 내는 부분에 가점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해외 벤처투자사로부터 1400억원의 투자를 받는 등 누적 투자액만을 활용해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가능하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자본금 문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으며 예비인가 신청 이전까지는 핵심 주주구성을 확정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비바리퍼블리카는 현재 법정자본금 120억원, 지난해 12월 외국에서 유치한 900억원을 포함해 누적 투자유치 금액이 2200억원 수준이다. 현행법상 인터넷은행의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다.

기존 인터넷은행과 비슷한 사업모델의 은행이 또 하나 추가된다면 밥그릇 싸움에 불과하다는 것은 업계 모두가 부인하지 못하는 사실이다. 대형 금융회사의 안정적인 자본력이 빠진 인터넷은행의 혁신성을 정부가 어떻게 판단할지 시장이 숨죽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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