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전년 대비 순이익 70% 성장 ‘승승장구’
대구은행, 실적 하락 계속되며 경영능력 ‘빨간 불’
경남은행, 지방은행 꼴찌 면하기 어려울 듯

<대한금융신문=영남본부 박민현 기자>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이 영남지역 경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 1967년 10월 7일 최초의 지방은행으로 설립된 후 39년 동안 지방은행 왕좌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2007년 후발주자인 부산은행에 1등 자리를 내준 뒤 11년 동안 부산은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실적 차이는 2017년과 2018년 주요 경영지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부산은행은 2018년 당기순이익 3467억원, 영업이익 467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70.6% 63.3% 증가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인 ROA(총자산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이익률)도 각각 0.27%, 2.73% 증가했다.

악성연체부실대출을 나타내는 NPL(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0% 감소했으며, BIS비율도 16.21%로 전년 대비 0.17% 늘어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놀라운 성장세와 비교해 대구은행의 실적은 참혹하다.

대구은행은 2018년 당기순이익 2348억원, 영업이익 32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20.2%, 16.7% 감소해 부산은행과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ROA와 ROE 또한 각각 0.15%, 2.15% 낮아졌다.

대구은행은 연체비율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조선 및 자동차부품 등 제조업 부진으로 인한 지역의 경기침체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으며, ROE와 ROA 감소 또한 하이투자증권의 염가매수 차익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영남 금융권은 이러한 대구은행의 부진에 대해 전반적인 경영상황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구은행은 지난 2009년 30년 만기 연 8.60% 수익률의 하이브리드 채권을 발행한 이후 금융위기 를 겪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같은 시기 부산은행은 경남은행과 합병을 위해 1000억원의 증자에 성공한 후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부산은행을 주축으로 설립된 BNK금융지주는 2015년 경남은행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인수 실패로 많은 질타를 받았으며 그 후 몇 번의 성장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시게 됐다”며 “최고의 지방은행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지금 회사의 경영전반을 다시 한번 검토해봐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3대 지방은행 중 하나인 경남은행도 불안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경남은행은 자동차와 조선 등 지역 내 주력산업 부진에 따라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2018년 당기순이익(1690억원)과 영업이익(2309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23.7%, 20.4%나 감소했으며 ROA와 ROE도 각각 0.15%, 2.11% 낮아져 지방은행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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