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채권 내달 8일 상장폐지
국내 주식시장에 ‘회계감사 쇼크’ 우려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회계감사 후폭풍으로 국내 주식·채권 시장이 동반 충격을 받게 됐다. 

25일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2일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에 대해 ‘감사 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받아서다.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의 ▲운용리스항공기와 관련한 충당부채 ▲손상징후가 발생한 자산의 회수가능액에 대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해 한정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도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의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NH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지난주는 주주총회와 회계감사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며 “케어젠과 내츄럴엔도텍 등 코스닥 상장사에 이어 한진중공업과 아시아나항공 등 코스피상장사들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지수 영향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기간 동안 주가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통상 관리종목에 대해선 기관 및 외국인의 수급이 급감해서다.

주요 섹터지수에서도 제외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8일부터 KRX300와 KRX300섹터지수에서, 금호산업은 KRX건설 및 KRXMid200 지수에서 빠진다. 

채권시장은 더 위험하다. 아시아나항공이 6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상장채권 ‘아시아나항공 86’이 내달 8일 상장 폐지돼서다. 

아시아나항공86은 25일부터 27일까지 매매가 정지되고 28일부터 내달 5일까지 정리매매기간을 거친 뒤 상장 폐지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개정 외부감사법(외감법) 시행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이 회계감사 쇼크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아시아나항공이 한정감사 의견을 받으며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코스피 상장기업 인데다 대내외적 인지도도 높았기 때문”이라며 “신외감법 적용으로 회계감사 집행기준이 매우 엄격해지면서 무더기 상장폐지 등 국내 시장에서 회계감사 쇼크 발생이 우려된다. 감사보고서 제출을 지연하는 기업도 크게 늘었고, 한정감사 의견을 받는 기업도 늘어났다. 제2의 아시아나항공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주총회 시즌 한 달간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해 지연공시를 낸 곳은 약 60곳에 달한다.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곳 중 ‘의견거절’이나 ‘한정’ 등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곳은 총 22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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