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한국투자, CEO 직통 ‘특별성과급’ 지급
부동산PF 등 대체투자 늘며 위험관리 중요성↑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증권사 내 리스크 조직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영업조직이 아님에도 ‘억대 인센티브’를 받는다. 부동산금융 등 대체투자 증가로 위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회사 성과와 분리해 최고경영자(CEO) 직통 성과급 체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메리츠종금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사내 리스크조직에 특별전문직급성과급(특별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특별성과급은 기존 경영성과급과는 별도로 추가 지급된다.

증권사 중에서는 메리츠증권이 가장 먼저 리스크조직에 특별성과급을 지급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주력하며 리스크 관리부서의 업무 기여도가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헤드헌터 업계에선 메리츠증권에서 최대 1억원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도 올해부터 리스크 조직에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부분을 키우는 중이다.

특별성과급은 성과연동제가 아닌 CEO 직통 지급으로 이뤄진다. 리스크·컴플라이언스·감사와 같은 내부통제 관련 부서에는 ‘차이니즈월’이 작용해서다.

차이니즈월은 업체 내 정보교류 차단장치다. 부동산 영업부의 딜 영업과 해당 물건에 대한 리스크 심사 업무는 이해상충 문제가 있어 정보교류나 성과가 연동될 순 없다. 이에 리스크 조직은 회사 성과와 분리해 별도로 평가하고 그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도 경영성과금 외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다만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과 달리 CEO 직통의 성과급은 아니다. 리스크 조직 내 우수 직원을 선정하고 비율 차등을 통해 성과급 우대지급이 이뤄진다. 

리스크 관련 인력 영입에도 한창이다. 대신증권은 증권업계 리스크 관리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길기모 전 메리츠종금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을 새 위험관리책임자(CRO)로 영입했다.

NH투자증권은 IB사업부문의 대체투자 리스크 심사 경력자를 모집 중이다. 부동산 관련 딜리스크 심사와 에너지, SOC 딜에 대한 리스크 심사가 주 업무다.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 조직을 키우는 것은 증권사가 대체투자를 늘리며 그만큼 투자 물건별, 딜별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사 리스크 조직의 업무는 크게 심사와 모니터링으로 나뉜다. 심사는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 DCM(채권시장), ECM(주식시장) 등 개별 물건이나 딜에 대한 리스크를 사전 분석하는 작업이다. 모니터링은 각사별 계좌(북)한도, 영업용순자본비율(NCR)에 대해 적정한지 살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가 부동산 등 대체투자를 계속 늘리며 증권사 내 리스크 조직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최근 증권사 부동산금융 조직에서 부동산금융 딜을 주선한 직원들에 인센티브 보상이 활발하게 지급되고 있는데, 이들의 미들오피스 역할을 하는 리스크 조직에 대한 보상도 전 증권사들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업계 내 부동산 금융에 대한 리스크에 대해 인지하고, 올해 부동산 금융을 중점 감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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