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지성규 등 CEO 자사주 매입 잇따라
​​​​​​​일회성 매입으로는 주가 영향 주기 힘들 듯

금융권 CEO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허인 국민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금융권 CEO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허인 국민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이 기사는 2019년 3월 27일 오전 11시 15분 대한데일리에서 노출한 기사입니다.]

은행권 CEO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책임경영과 주가부양 의지를 시장에 내비친 셈이지만, 그 효과에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22일 하나금융지주 주식 4000주(주당 매입가 3만7000원)를 매입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내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 주식이 자산과 실적 대비 시장에서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하나금융지주 재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25일 우리금융지주 주식 5000주를 매입했다. 손 회장은 가장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이후 다섯 번째다. 1년간 약 3억5000만원이 넘는 돈을 자사주 매입에 쓰면서 손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만 4만8127주에 이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 주가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글로벌 증시 하락 영향으로 본질가치 대비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은 경영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주가부양, 주주친화정책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허인 국민은행장도 지난 12일 KB금융지주 주식 3062주를 매입했다. 허 행장이 보유한 총 주식 수는 5062주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5만2600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2만1000주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자사주 1만5600주를 보유 중이다.

은행권 CEO들이 주식을 매입하는 이유는 경영실적 대비 저평가된 주식이 리스크로 작용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기업가치를 반영한다고 했을 때 기업가치 증대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CEO는 내외부적으로 공격과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며 “만약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면 주가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주주총회 직전 고육지책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들이 있다”며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인 은행권 CEO 입장에서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부양의지를 시장에 보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주식매입 효과에는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CEO의 자사주 매입만으로 주가에 어떤 영향을 주기 힘들고 국내 경기, 주식시장 현황, 금융권 주식 섹터의 흐름, 은행별로 주식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들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이야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추세에서 금융권 CEO의 일회성 자사주 매입이 일시적으로라도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적극적인 해외 IR, 배당 확대가 뒤따라도 주가에 영향을 주기 힘들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은행권 CEO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매입한 지난 22일 이후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다. 22일 3만7000원에서, 25일 3만6600만원, 26일 3만6000원으로 하락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이 매입한 지난 12일 이후 KB금융 주가도 약세다. 지난 12일 기준 4만2950원이었던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다 26일 기준 4만1400원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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