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5 08:15 (화)
[기고] 돌아온 1995년
[기고] 돌아온 1995년
  • 강신애 기자
  • 승인 2019.04.08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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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종금증권 이진우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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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돌고 도는 것일까. 시간이 갈수록 1995년과 흡사해지고 있다. 연준(Fed)의 정책 전환과 매크로 환경이 꼭 그렇다. 

지난 1994년 연준은 기준금리를 3%에서 6%로 1년만에 두 배 올리며 사실상의 ‘긴축’에 나섰지만 다음해인 1995년 미국 경기가 큰 폭으로 둔화될 조짐이 보이자 정책의 ‘전환’을 시작했다. 추세적 금리인상 또는 인하가 아닌 아닌 소폭의 금리 인상과 인하를 반복하는 사이클이 무려 4년간 이어졌다. 연준의 ‘완화적’ 정책환경이 이례적으로 장기화된 시기다.

아이러니한 것은 경기 논란이 한창이던 1995년초 미국 주식시장은 ‘닷컴버블’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버블이 생기고 있던 셈이다.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기폭제’, ‘패러다임’ 전환이 핵심이었다.

기폭제는 ‘넷스케이프(Netscape)’였다. 넷스케이프는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추억으로 자리잡은 기업이지만 지나고 보니 닷컴버블의 시작을 알린 서막이었다.

넷스케이프의 창업자인 마크 안드레센은 지금의 형태와 유사한 웹브라우저인 ‘모자이크’를 초기에 만들었고, 이후 새로 창업해 만든 웹브라우저가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였다. 사건의 발단은 1994년 10월 13일이었다. 안드레센은 넷스케이프를 대중에게 무료로 배포하기로 선언한 것에서 시작됐다. 구호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웹’이다. 인터넷 대중화의 신호였다.

1995년 8월 9일에 있었던 넷스케이프의 기업공개(IPO)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했다. 

공모가 14달러였던 주가가 얼마 뒤 80달러까지 급등했으니 말이다. 당시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했다. 하지만 1995년 8월 24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익스플로러’란 브라우저를 탑재한 윈도우95 운영체계를 출시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넷스케이프에게는 짧지만 강렬했던 역사였고,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도권을 잡은 시기였다. 1995년 닷컴버블은 이렇게 시작됐다. 경기둔화 논란에도 새로운 기폭제가 시장의 심리를 180도 바꿔놨다.

지금은 어떨까. 공교롭게도 최근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벤트들이 있다. IPO를 앞둔 우버(Uber)는 공유의 시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장의 리트머스 시험지일 수 있다. 

구글이 내놓은 클라우드 게임 ‘스타디아(Stadia)’ 역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마치 ‘클라우드의 대중화’ 선언처럼 느껴진다. 1995년 네스케이프,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랬던 것과 같은 유사한 사건 혹은 기폭제로 기록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또 다른 기술혁명의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명쾌한 판단이 어렵다면 주식시장의 흐름을 읽는 것도 방법이다. 주식시장에서 기술혁명을 역사를 추적해나가다 보면 가격 지표가 시그널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95 출시 이후 1996년 IBM의 시가총액을 역전했던 사례, 2010년 애플이 아이폰을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을 뛰어넘었던 현상들은 또 다른 측면에서의 사건들이었다. 지나고 보니 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프라이싱(Pricing)을 간과하면 안 되는 이유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시가총액이 다시 역전이 됐다. 10년간 시가총액 1등을 차지했던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자리는 내준 셈이다.

미국 IT대장주의 지형 변화가 장기화된다면 우리는 구조의 변화를 의심해봐야 한다. 1990년대 PC의 시대, 2010년대 모바일의 시대에 이어 지금은 ‘클라우드(Cloud)’의 시대로 넘어가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기술혁명의 또 다른 변곡점일 가능성이 높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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