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8 05:45 (수)
종신보험 ‘깡통’ 만드는 불완전판매 횡행
종신보험 ‘깡통’ 만드는 불완전판매 횡행
  • 박영준 기자
  • 승인 2019.04.09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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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 납입하면 보험료 안 내도 무관하다”
미납 후 8년이면 환급금 0원…계약도 실효
고액가입 제시해 수수료 챙기는 판매 횡행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A씨는 B사 소속설계사에게 2.6%의 확정이자 비과세 통장 가입을 권유받았다. 내야할 보험료가 비싸고 오랜 기간 납입하지 않으면 원금손실을 본다는 게 부담이었지만, 2년만 돈을 의무납입하고 이후부터는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설명에 덜컥 가입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해당 상품은 종신보험이며 2년 이후 보험료를 내지 않다보면 원금을 전혀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가입을 크게 후회했다.

유니버셜 기능을 활용한 종신보험 불완전판매가 ‘깡통보험’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년만 의무납입하면 보험료를 더 이상 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만 강조해서다. 보험료를 내지 않을 경우 보험이 강제 해지되거나 낸 보험료마저 전혀 받을 수 없는데도 보험을 저축통장처럼 팔고 있어 문제가 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유니버셜 종신보험의 보험료 대체납입 제도를 활용한 설계사 채널의 불완전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유니버셜이란 보험료를 추가납입하거나 중도인출 할 수 있는 기능이다. 통상 종신보험의 유니버셜 기능은 처음 보험에 가입한 시점부터 2년간 보험료를 의무 납입한 뒤 사용할 수 있다.

일선 보험설계사들은 유니버셜 기능을 마음대로 보험료를 내거나 빼 쓸 수 있는 자유입출금식 통장처럼 포장한다. 이를 두고 2년만 내면 그 다음부터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가입을 부추긴다.

문제는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보험계약이 강제 해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가입자가 보험료를 내면 나중에 돌려줄 사망보험금 재원인 적립금이 쌓인다. 보험사는 의무납입 기간인 2년 뒤에 보험료가 들어오지 않으면 이 적립금에서 보험료를 빼 쓴다.

일명 ‘보험료 자동대체’다. 유니버셜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미납되더라도 안내를 하지 않고 연체, 보험계약 상실 예고 등의 통보 없이 적립금에서 보험료를 자동 이체한다. 이에 적립금이 바닥날 경우 보험가입자는 돈을 찾아 쓰고 싶거나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그간 낸 원금의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실제로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인 A사의 유니버셜 종신보험(40세 남성, 주보험 가입금액 1억원, 보험료 납입기간 20년)을 2년간 의무납입한 뒤 보험료를 내지 않을 경우, 가입한 뒤 8년이 지난 48세 시점에서 해지환급금은 0원이 된다. 

이후 보험료 납입이 약 3개월간 이뤄지지 않으면 보험계약마저 실효된다. 만약 급전이 필요해 낸 보험료를 더 빼서 썼다면 해지환급금이 사라지는 시점은 더욱 빨라진다. 

판매채널에서 유니버셜 종신보험을 저축통장처럼 판매하는 이유는 높은 판매수수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설계사는 종신보험 한 건 판매 시 가입자가 내는 월 보험료의 최소 10배 이상을 판매수수료로 가져간다.

다만 종신보험은 사망 시 고액의 보험금을 주는 대신 보험료가 비싸다. 때문에 ‘10년간 유지하면 비과세’, ‘은행 대비 1%포인트 높은 복리 이자’ 등 보험 고유의 특성에 ‘2년만 납입하면 자유’라는 설명을 더해 가입을 부추기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판매자가 고액의 수수료를 챙기려고 보험의 특성과 전혀 상관없는 기능만 강조하는 불완전판매는 근절해야 한다”며 “유니버셜 기능을 악용한 불완전판매가 늘어날수록 종신보험은 민원 폭탄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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