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 위한 IR 활동도 ‘나 몰라라’
은행장 겸직 속내에 영남 금융권 비아냥

<대한금융신문=박민현 기자> 장기간 맥을 못 추고 있는 DGB금융지주 주가에 김태오 회장(사진)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DGB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4월 30일 52주 신고가(1만2300원)를 기록한 이래 하락세를 거듭하다 지난 9일 종가 기준 8330원으로 폭락했다.

지난해 5월 김태오 회장이 취임한 직후 주가가 1년 새 32%나 하락한 것이다.

DGB금융지주 주가가 하락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최근 김태오 회장은 5천주(4190만원)를, 임직원 1천여명은 27억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한꺼번에 사들였다.

그러나 주가 상승효과를 보지 못했고, 은행 측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하 우려 확대 영향으로 금융관련주 전체가 평가절하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일각에선 전임자인 홍희흠 전 대구은행장을 그리워하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온다.

옛 외환은행 전무 출신인 홍 전 대구은행장은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이 일긴 했으나 임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대대적인 혁신으로 대구은행의 기틀을 공고히 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홍 전 대구은행장 마찬가지로 낙하산 인사설이 돌았던 김태오 회장은 임기가 만료되지 않은 임원들을 포함해 선임된 지 6개월여밖에 되지 않은 상무급 임원 5명, 자회사 임원 등 약 20여명에 달하는 임원들을 사퇴시켰다.

사퇴 된 임원들 중에서는 수성구청 펀드사건 및 채용비리에 연류된 인사도 있었으나 관련이 없는 임원까지 물러나게 한 것을 두고 김태오 회장을 비난하는 지역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김태오 회장이 DGB금융지주 주가 상승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사항으로 언급되고 있다.

IR(기업설명회)를 자주 개최했던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 하춘수 전 DGB금융지주 회장,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과 달리 김태오 회장은 취임 후 단 한 번의 IR도 열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김태오 회장은 취임 초부터 지주가 처한 상황보다 은행장 겸직에 대해서만 관심을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태오 회장은 취임 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도 겉으론 은행장 겸직에 대해 거절 의사를 표하면서도 각종 비리에 연류된 임직원들 핑계를 대며 박명흠, 김윤국 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오랜기간을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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