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지난달 취임한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본격적인 경영 행보가 시작됐다.

두 은행장은 모두 50대로 은행권에 ‘젊음’의 바람을 일으킨 세대교체의 주역이자,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던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과 함영주 전 하나은행장의 파격 후임으로 임기 초반부터 주목받아 왔다.

비슷한 출발점에 선 두 은행장은 ‘조직 안정’과 ‘소통 경영’이라는 공통된 경영 키워드를 제시한 가운데 닮은 듯 다른 행보를 보여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두 신임 은행장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로는 은행장 교체로 인해 어수선해진 조직의 안정화가 꼽힌다.

두 은행장은 취임사에서도 조직문화 재정비를 재차 언급하며 당면한 과제 해결에 앞장설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공통된 목표 아래 두 은행장의 관점과 방식은 일정 부분 차이를 보인다.

진 신한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신한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고유의 ‘신한다움’으로 집대성하길 주문했다.

진 신한은행장은 “변화, 도전을 발전의 동기로 삼는 혁신이 지금 필요한 ‘신한다움’이며 각자의 의식과 행동 속에 신한문화가 살아 숨 쉬는 조직문화로 정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직문화로 응집력, 팀워크 등을 말하는데 그보다 신한문화는 ‘고객 중심’”이라며 “고객의 관점으로 보려는 노력에서 혁신적인 프로세스가 나오고 여러분들(임직원)의 드높은 자긍심은 고객 감동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경우 사내 소통과 배려를 강조하며 습관적이고 관료적인 관행을 탈피한 직원 간 정서적 통합을 강조했다.

지 하나은행장은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 간 완전한 통합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작업이며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며 “합병을 하는 주체와 당하는 주체 구분이 없어야 정서적으로 완벽한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지 하나은행장은 조직문화 지향점을 설명하기 위해 최근 겪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지 하나은행장은 “취임식 전날 저녁 8시에 두 부서 간 소통이 되지 않길래 담당자들을 한자리에 다 불렀다”며 “직급에 관계없이 얘기를 나눴더니 해결점을 찾았고,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배려하지 않아 생긴 문제가 해소됨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지 하나은행장은 “조직을 재정비하는 데 있어 은행의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기에 불안정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소통과 배려로 풀어내려 한다”고 덧붙였다.

두 은행장의 각자 다른 경영 철학은 취임 후 첫 현장 일정에서도 차이를 나타냈다.

공통된 화두로 강조해왔던 ‘소통’을 중시한 점은 같았지만, 실질적인 행보에 있어 결을 달리한 것이다. 진 신한은행장은 가장 먼저 고객을 찾았고, 지 하나은행장은 직원들을 찾았다.

진 신한은행장은 첫 현장 일정으로 서울·경기 지역 우수 고객 300여명을 초청해 조찬 세미나를 가졌고 지 하나은행장은 지역 영업점 및 본점 직원 200여명과 생방송 간담회를 갖고 이후 인근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직원들과 격 없는 대화의 시간을 보냈다.

진 신한은행장은 첫 현장일정 자리에서 “모든 것을 고객의 관점에서 돌아보면서 산업 현장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경영에 가장 먼저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지 하나은행장은 “직원들이 겪는 고충을 빨리 파악하고 이를 시급히 해소하는 것은 은행장의 중요한 소임”이라며 “부지런히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수렴해 혁신을 발판으로 한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 신한은행장은 서울·경기 지역 고객과의 소통을 시작으로 4월 한달 동안 전국 주요 지역의 영업현장을 방문해 고객들과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지 하나은행장은 취임 후 6개월 안에 전국 영업본부 지점장들을 모두 만나 직원들과의 상호 신뢰를 쌓아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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