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초반에만 ‘반짝’ 호기심, 이후로는 '굳이 써야하나'
혁신으로 포장된 첨단기술, 사용하기 번거로워 고객 외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생체인증 금융서비스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은 생체인증 서비스에 대해 도입 초반에만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일 뿐 관심을 지속하진 않아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생체인증 서비스 도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손바닥 정맥을 통한 실명확인과 은행권 최초로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디지털 금융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뱅킹존’을 오픈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2일 손바닥 정맥 인증을 통해 영업점 창구에서 예금을 지급하는 ‘손으로 출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은행권의 생체인증 서비스 도입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

최근 KB국민은행의 손으로 출금 서비스 시연행사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은행의 모든 창구와 금융자동화기기(ATM)에서 정맥인증 활용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유권해석과 제도개선을 통해 금융사의 금융혁신 노력을 뒷받침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의 생체인증서비스가 대중적으로 확산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혁신을 도모하며 지난 2016년 도입된 홍재인증 ATM는 여전히 시범운영에 그친데다, 은행 모바일뱅킹에 탑재된 목소리, 홍채 등의 생체인증 서비스 이용률도 시들하기 때문이다.

통장, 신분증, 현금카드가 없어도 은행 거래가 가능해졌다는 점은 편리하지만, 고객들이 기존 방식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점도 상용화의 큰 걸림돌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문인식을 제외한 생체인증 관련 서비스는 도입 초반에만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 뿐 사전등록 절차의 번거로움과 서울 시내 일부, 특수 지역 등 한정된 이용처에서만 사용 가능해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생체인증 서비스와 관련해 접근성이 좋은 스마트폰에서도 이용률 저조를 이유로 홍채인증 기능을 빼는 와중에 금융 채널에서 생체인증이 크게 활용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출시한 ‘갤럭시노트7’부터 스마트폰에 홍채인식을 탑재해왔으나 빅데이터 분석 결과 기능을 사용하는 고객이 적어 올해 공개한 ‘갤럭시S10’을 시작으로 상품에 홍채인식 기능을 빼기로 결정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이 이용률이 적은 생체인증 서비스를 '혁신'이란 포장 아래, 무리하게 유지하고 확산하려는 시도는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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