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별세·교체 등 그룹 내 악재에도 주가는 상한가
우선주 인기…재산분배시 우선권에 배당수익률 높아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그룹 회장 별세, 매각 등 잇단 악재에도 항공 업종의 주가는 오히려 고공행진하고 있다.

주주행동주의로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이다. 향후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8일 이후 ‘한진칼우’(한진칼 우선주)의 주가는 16일 종가 기준 170%나 상승했다. 

한진칼우는 지난 5일 종가 기준 1만6550원이었으나 8일 조 전 회장의 별세 이후부터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러한 급등세에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며 지난 15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거래정지가 해제된 16일에도 한진칼우 주가는 20% 가까이 오른 7만3000원에 마감했다. 

최근 박삼구 회장의 사태와 매각이 결정된 아시아나항공 관련주의 주가 흐름 역시 이와 유사하다. 

그룹 지배구조 상 아시아나항공 상위에 있는 금호산업 우선주인 ‘금호산업우’는 상한가를 이어가고 있다. 금호산업우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돌기 시작한 지난 1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16일 종가 기준 6만3700원으로 마감했다.

오너의 사망과 교체 이슈는 한진그룹과 금호그룹 자체를 놓고선 악재다. 하지만 한진칼우와 금호산업우의 주가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한진그룹과 금호그룹의 오너리스크가 해소된 것으로 봐서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도 주가 상승을 이끈다.

우선주라는 점도 투자자의 투자유인을 높였다. 우선주의 경우 회사 재산에 대한 우선 분배권리가 있다. 또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고 배당금도 높다. 

금융투자업계는 향후 전 산업군에 있어 주주행동주의에 따른 주가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번 대한항공 사례를 기점으로 주주행동주의가 확산하며, 주가가 주주권 행사의 결과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주에 대한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앞서 조양호 전 회장은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필요한 찬성표를 얻지 못해 대한항공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 사실상 이번 주가 흐름의 단초는 주주행동주의에서 비롯된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과 금호그룹 모두 오너리스크 해소로 주가가 올랐다. 다만 이것보다 주목할 점은 스튜어드십코드가 주식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점이다. 이번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행보를 보면 주주권 행사로 경영진 교체와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선례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앞으로 소액주주들의 주주권 행사는 나비효과처럼 늘어날 전망”이라며 “기업 총수들도 이러한 측면에서 주주 배당금을 늘리는 등 주주 친화적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배당금이 높은 우선주에 대한 인기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금융위원회가 ‘5%룰’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며 주주행동주의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5%룰 이란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투자한 5% 이상 주주는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을 경우 실시간으로 공시해야 하는 내용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분 대량보유 공시제도(5%룰)를 약식보고로 대체해 기관투자자의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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