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빌리지, 투체어스…‘이름만 들어도 솔깃’
“잘 지은 이름 하나, 열 마케팅 안 부럽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은행들은 거액 자산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저마다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PWM(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브랜드 네이밍을 통한 하이엔드 마케팅(극소수 최상류층을 겨냥한 고급브랜드 판매 활동)이다.

브랜드 네이밍이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가 제품을 이해하고 판단을 내리는 첫 번째 기준이 브랜드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브랜드 네이밍은 고객 입에 오르내리면서 경쟁사와 확고한 차별성을 갖게 할 수 있다.

다만 은행 PWM센터 브랜드 네이밍은 짧고 기억하기 쉽거나 발음하기 용이한 것에 집중하는 일반적인 네이밍과는 결을 달리한다. 겨냥 고객층이 금융자산 10억 이상의 자산가들인 만큼 ‘희소성’과 ‘소속감’을 강조하는데 주력한다.

신한은행의 자산관리(WM) 브랜드 '신한PWM' 에는 5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위한 '프리빌리지(Privilege)' 브랜드가 별도로 있다. 프리빌리지는 사회 내 부유층이 갖는 ‘특권’을 뜻하는 영단어에서 따왔다.

프리빌리지센터는 금융자산 50억원 이상의 VVIP를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센터로 서울센터와 강남센터 두 곳이다. 출범 7년째를 맞는 프리빌리지센터는 은행에서 금융투자에 10조원 이상의 소개자산을 이동시키는 등 양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우리은행은 기존 개인금융(PB) 서비스 브랜드인 ‘투체어스(TwoChairs)’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PWM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 고흐 작품 ‘두 개의 의자’에서 영감을 얻은 ‘투체어스’는 흠모하던 고갱을 위해 두 개의 의자를 그렸던 반 고흐의 마음 그대로 고객을 위해 두 개의 의자를 준비했다는 의미와 1:1 집중 컨설팅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잠실역금융센터 2층에 금융자산 3~10억원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첫 프리미엄 영업점 '투체어스 프리미엄센터'를 개설했으며 향후 10억원 이상 자산가 영업에 집중하는 ‘투체어스 로얄패밀리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PWM 서비스 브랜드로 ‘골드클럽(GOLD CLUB)’을 사용한다. 부유층이 연상되는 ‘골드’와 소속감을 줄 수 있는 ‘클럽’을 조합한 골드클럽은 KEB하나은행을 비롯해 하나금융투자까지 전사적인 하나금융그룹 WM 사업의 단일 브랜드로 운영 중이다.

골드클럽은 지난 2002년부터 이어진 뼈대있는 브랜드로, KEB하나은행은 프라이빗뱅커(PB) 들을 부르는 명칭에도 ‘골드’를 붙이며 통일성과 소속감을 높였다.

KB국민은행은 이르면 내년 선보일 계획인 VVIP 고객 대상 센터의 명칭을 놓고 고심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지역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WM센터 설립을 위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일식집으로 운영되던 지상 3층짜리 건물을 매입했다.

KB국민은행은 PB 및 WM 브랜드명으로 ‘스타(star)’를 이용하고 있으나 신설 예정된 센터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 ‘스타센터’ 영역 이상의 자산가 고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어 브랜드 네이밍에 차별화를 둘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센터 이름에 ‘스타’를 가져갈지는 미정이며 현재 최상·최고급을 지칭하는 영단어 ‘플래그십(Flagship)’을 활용한 네이밍 조합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부유층인 PWM 고객들은 연대감이나 소속감이 강해 이를 잘 홀용하면 해당 고객 커뮤니티 전체를 알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고객 니즈를 잘 반영하는지를 나타내주는 관련성과 경쟁 브랜드 사이에서 이목을 집중 시킬 수 있는 차별성을 고려한 브랜드 네이밍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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