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에 대한 사명감…200명 토스팀을 움직이는 기업정신
인터넷은행 “신뢰가 회복된다면 수익은 자연히 따라올 것”

대한금융신문이 4월 23일 개최한 '핀테크2019' 포럼에서 토스 이승건 대표가 정의의 혁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토스의 송금서비스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절약한 시간이 4000년이 넘는다. 지구에 없는 기술이 아닌 현재 적용 가능한 기술들을 조합해 사람들의 시간과 고민을 절약해주는 것, 이것이 토스가 생각하는 진정한 혁신이다.”

지난 23일 대한금융신문에서 개최한 ‘[핀테크2019] 대한민국 핀테크의 비상’ 포럼에서 토스의 이승건 대표는 혁신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했다.

2015년 토스가 처음 간편송금서비스를 출시했을 때만해도 토스는 이단아 취급을 받았다. 야심차게 준비한 송금서비스는 금융당국에 의해 정지 당했고 기존 은행권과의 파트너쉽도 쉽지 않았다. 전자금융업 라이센스를 따기 위해서는 최소 10억원의 자금이 필요했지만 당시 은산분리 규제로 핀테크기업에 대한 투자가 위법이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투자도 받을 수 없었다.

이승건 대표는 “잃을게 없는 스타트업 만이 할 수 있었던 혁신이었다. 우리는 당시 송금서비스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옵션이 없었다. 만약 우리가 돈을 많이 벌고 사용자도 많은 회사였다면 절대 이런 미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의 심경을 말했다.

국내에서 자금조달 통로가 막힌 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토스가 해외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맞이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까지 토스가 받은 투자금액은 누적 2000억원에 달하며 이제 간편송금∙결제서비스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었다.

토스의 기업정신은 여기서 시작한다. 송금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척박한 환경을 잊지 않고 아무리 척박한 환경이라도 ‘소비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라면 무조건 도전한다’는 혁신에 대한 사명감은 200여명 토스팀의 가슴을 움직이는 기업정신이 되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송금서비스를 처음 내놓았을 때 공인인증서 없이 금융거래가 가능한가, 수십년동안 보안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서비스를 왜 없애려 하느냐며 수많은 질문과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일일이 해명하지 않고 정직하게 증명해냈다”며 “우리는 이때를 항상 생각하면서 아무리 불가능해도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시간이 걸려도 할만한 가치가 있고, 그것을 해냈을 때 엄청난 성공과 혁신을 시장에서 느낄 수 있다는 굉장히 중요한 깨달음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토스의 다음 목표는 금융과 관련된 모든 접점에서 가장 완벽한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토스플랫폼에서는 보험, 카드, 투자, 대출 등 40개 이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토스가 지향하는 인터넷은행의 모습은 ‘챌린저뱅크’다. 챌린저뱅크는 수익의 극대화가 아닌 근본적인 시장의 변화와 고객 경험의 혁신에 집중하는 은행이다. 토스는 금융에 대한 고객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며, 이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금융회사에 훨씬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모바일과 온라인이 세상의 판을 뒤집어 놓았지만 전세계 금융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이 독점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미국조차 3000조 금융시장에서 온라인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나머지 90%의 거래는 모두 오프라인에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금융은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넘어갈 것이며 이것을 선점한 회사에 엄청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경험했다.

한국의 금융시장에서 진정한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은 누가 될까?

죽기 전에 이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하나라도 일으키는 것이 더 중요한 200명의 직원들이 모인 곳, 이승건 대표는 토스의 힘을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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