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서비스 아닌 해외 인프라에 의지해 사업망 확대

(사진=대한금융신문 DB)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기업들이 시장수요가 높은 글로벌 기업의 클라우드를 앞단에 세워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통합 사업자로서 입지를 강화하는데 있어, 국내 기업보다는 이미 해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의 인프라가 더 경쟁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너지리서치그룹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의 68%는 AWS, MS, IBM, 구글, 알리바바 등 상위 5개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올해 금융∙공공분야 관련 규제 완화로 IT기업들의 클라우드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올해 2조3000억원이며 연간 19% 성장해 오는 2022년엔 3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SDS, LG CNS, SK C&C 등 IT서비스 빅3도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아닌 AWS, MS, IBM 등 글로벌 업체에 기대어 사업망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해외 클라우드 인프라를 우선 제공하며 클라우드 주변 생태계에서 운영∙관리, 보안 등의 새 먹거리를 찾고 있다.

3사 중 LG CNS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LG CNS는 지난 2017년부터 클라우드 통합 사업자를 선언하고 AWS, MS, 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종속’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개념인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선보이고 있지만 토종 클라우드 기업은 찾아볼 수 없다. 고객사가 원하면 티맥스, KT 등 토종 클라우드 기업의 인프라도 구축해주지만, 이를 대외적으로 홍보하진 않는다.

이유는 상대적으로 고객 수요가 높은 글로벌 대형 기업과 손잡아 영업망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LG CNS는 대한항공 전사 시스템을 AWS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하는 2000억 규모의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LG CNS는 총 사업비용 2000억 중 반 이상의 상당 부분을 가져간다.

삼성SDS도 마찬가지로 AWS, MS, 오라클 등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인프라를 우선 제공하고 클라우드 운영∙관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SK C&C도 자사의 멀티 클라우드 플랫폼인 ‘클라우드 제트(Cloud Z)’를 활용해 IBM, 알리바바의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IT서비스 업체들의 클라우드 통합 사업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초기 시장에서 선점하기 위해선 클라우드 시장 1, 2위인 AWS, MS 등 글로벌 인프라를 우선 제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직 대외적으로 내세울 만한 토종 클라우드 기업의 하드웨어(인프라), 데이터베이스(DB), 오픈소스 등의 구축 사례가 드문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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