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단기금융업 인가 확신했지만 결정 미뤄져 
투자 은행 설립도 빨간 불…비용만 3년째 지출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KB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가 또 한 차례 불발됐다. 오랜 시간 사업을 준비해온 KB증권이 헛돈만 쓴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9일 개최된 정례회의에서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유보했다.

증선위는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와 관련 추가로 논의할 사항이 있어 차기 회의로 관련 안건을 미뤘다는 입장이다. 다음 증선위는 내달 8일로 예정돼 있으나 인가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 2년간 단기금융업 준비에 공을 들인 KB증권으로선 아쉬운 결과다. KB증권의 투자은행(IB) 사업 확대도 어려워졌다. 

현재 KB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경우를 대비해 사업 인력 및 인프라, 업무계획도 모두 세워놓은 상태다. 하지만 정작 사업 인가가 나지 않아 관련 비용만 지출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017년부터 초대형 IB 준비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 중이다. 

KB증권은 발행어음 사업 준비와 관련 유독 어려움이 많았다. KB증권은 지난 2017년 7월 금융위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다가 2018년 1월 자진 철회했다. 현대증권 시절인 2016년 59조원대 불법 자전거래를 자행하다 적발돼 1개월 영업정지 징계를 받아서다. 영업정지를 받으면 2년간 신규 사업이 불가능하다. 

이후 지난해 5월 해당 제재의 효력이 해소되며 KB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재신청하고자 했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직원이 고객 돈 3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한 번 더 불발됐다.

결국 KB증권은 2년 넘도록 준비만 해오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지만 결과는 반년 가까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 KB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신청의 발목을 잡았던 요인들이 해소되며 발행어음 인가 승인이 쉬울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과는 상반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KB증권의 발행어음과 관련해 제재와 관련된 어려움이 해소됐음에도 증선위 인가가 특별한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 KB증권에서는 3년 가까이 애꿎은 비용만 계속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발행어음 시장은 이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선점한데다 발행어음 인가 승인이 계속 지연되고 있어 KB증권 입장에서는 속이 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증선위의 KB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안건 유보와 관련 증선위원에 공석이 많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단기금융 인가 같은 중요한 안건을 처리하기엔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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