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발행금리 이득 ‘두 마리 토끼’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시중은행이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발행금리 이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지속가능채권은 신재생 에너지 개발, 환경 개선사업 지원 등 그린(Green) 프로젝트나 사회 취약계층 및 일자리 창출을 돕는 사회 지원 프로젝트에 사용될 자금을 조달하는 특수목적 채권을 말한다.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국제자본시장협회(ICMA)가 제정한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내부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 관리체계를 검증받아야 한다.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성공한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3억달러(약 3531억6000만원) 규모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데 이어 지난 1월 4억5000만달러(약 5294억 2500만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재차 발행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1월에 6억달러(약 7063억8000만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고, 신한은행은 지난달 4억달러(약 4709억 2000만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 발행 청약을 마무리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2월 원화 지속가능채권을 시중은행 중 최초로 발행했다. 2억원 규모로 진행된 이 지속가능채권은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년 만기, 연 2.04%의 고정금리로 발행됐다.

또 우리은행은 이달에도 대만 자본시장에서 4억5000만달러(약 5294억2500만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시중은행들이 까다로운 절차와 검증을 거치고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단순히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나가는 모습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지속가능채권에만 투자하는 기관들의 수요가 있어 채권을 발행하면 투자자 풀이 일반채권 투자자에 지속가능채권 투자자가 더해져 발행금리가 유리해진다.

지속가능채권 발행으로 사회책임경영이라는 명분은 물론, 낮은 금리의 실리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0월 외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을 당시 발행 규모보다 6배를 넘어선 주문이 들어왔고, KEB하나은행이 지난 1월 진행한 지속가능채권에도 발행 규모의 4배에 가까운 주문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속가능채권은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은행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반영하는데 의의가 있고, 해당 채권에 대한 수요도 많다 보니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는 효과도 있다”며 “은행들은 앞으로도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꾸준히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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